[인터뷰] “입주민 행복까지 책임지는 정책이 진짜 주거복지”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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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서비스 지수’ 최초 개발
건강·돌봄 등 복합 서비스 제공
주거복지문화대상 최우수상 수상

부산도시공사 김용학 사장이 지난 21일 사장실에서 자신의 주거복지 철학과 공사의 정책 실행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도시공사 김용학 사장이 지난 21일 사장실에서 자신의 주거복지 철학과 공사의 정책 실행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취임 3년 차를 맞은 부산도시공사(이하 공사) 김용학 사장은 ‘감성적 주거복지’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과거 주거복지 정책은 임대주택 공급 위주의 단순한 양적 확대에 의존했다. 김 사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입주민들의 진정한 행복과 편안한 삶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사장은 “부산의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2.6%로 집을 마련해 주는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공동체와 여가생활, 건강, 돌봄 등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공사의 주거복지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BMC 주거복지서비스 지수’를 최초로 개발했다. 공사의 주거복지 서비스 수준을 진단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지난해 한국주거학회와 연구용역을 통해 주택환경, 단지환경, 주거안정 등 4개 차원, 11개 속성, 38개 세부항목으로 지수 체계를 고도·세분화했다.

지난해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93% 이상이 ‘보통’ 이상의 평가를 했고, 73% 이상은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전년보다 7.1점 상승한 결과로 매년 공사의 주거복지 사업 수립에 참고자료가 된다.

공사는 지수 결과를 바탕으로 ‘BMC 주거복지 ON’ 사업을 시행 중이다. 공사가 운영하는 영구임대 등 1만 5077세대 입주민들의 주거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7억 4300만 원을 들여 이 사업을 시행했다. 행복나눔, 안전·돌봄, ESG주거복지, 스마트 주거복지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김 사장은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스마트폰 교실,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원데이 클래스 등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사업이 위주”라며 “이웃끼리 콩나물을 함께 기르는 사업 등도 이어 오고 있다. 혼자 숨어 지내며 살던 소외 계층을 발굴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ESG 주거복지 분야도 김 사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새로 이사 오는 입주민들에게 친환경 제품으로 구성된 웰컴 키트를 제공하거나 거주자들에게 폐의약품·재활용품 처리에 관한 적절한 방법을 교육하는 등 정책 구성도 다채롭다.

공사는 또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고양하는 ‘시니어 바리스타’와 입주청소 일자리 창출 등 상생 거버넌스도 구축하고 있다. 김 사장은 “고독사 위기에 처한 노인 분들에게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돌봄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며 “비용과 기술 문제가 점차 극복되면 스마트 기기를 통한 주거지원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이 같은 관심과 노력 덕분에 공사는 지난해 주거복지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이는 기관 부문 3회 연속 수상이며 해당 대회 최다 수상이다. 국토부장관 표창과 국회의원 표창, 주거복지 활동 우수사례 공모 대상 등 각종 수상을 휩쓸고 있다.

김 사장은 “건설 후 30년이 지난 임대주택에 대해 안전, 환경 등 우려가 커진다. 주민 불편에도 재정비 속도는 느리고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공사는 공공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재건축, 리모델링, 수선유지 등 개선방향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축하는 용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용역 과정에서 입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거환경 실태와 주거 만족도를 조사할 예정이고, 시민단체와 부산시 등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며 “시민들의 주거복지를 향상시키고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공 임대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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