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졸음땡 휴식큐' 따라하니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43% 감소
차량 급증에도 사망자는 되레 줄어
졸음쉼터 확충·화물차라운지 운영
2차사고 예방 캠페인 '비트박스' 주효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 150명(잠정)으로 역대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교통량은 2013년 하루 377만대에서 2023년 499만대로 크게 늘어났지만 이 기간에 고속도로 사망자 수는 264명에서 150명으로 43.2% 감소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2차 사고 예방 캠페인, 졸음쉼터 확충, 화물차 라운지 운영 등을 통해 꾸준히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펼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속도로 사망률은 10억km당 1.4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7위 수준이다. 이를 2028년까지 상위 5위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다양한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한국도로공사는 일반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7배나 높은 2차사고 예방을 위해 카메라(CCTV) 고도화 작업을 실시했다. 2차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고속도로 사고 발생시 빠르게 CCTV로 확인 후 사고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CCTV는 야간·악천후에 화질이 선명하지 않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신규 개발해 기상상황별 최적화된 영상을 구현해 냈다. 그 결과, 야간 차량인식률이 46% 높아졌고 안개시 가시거리가 6.7배 늘어났다. 이를 통해 지난해 2차 사고 사망자는 25명으로, 전년(29명)보다 줄었다.
아울러 최근 2차사고를 막기 위해 ‘비트박스’ 캠페인도 시작하고 있다. 이는 ‘비상등 켜고→트렁크 열고→밖으로 대피 후→스마트폰으로 신고’라는 말의 첫말을 담았다. 2차사고가 우려되면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로 연락해 ‘긴급견인 서비스’를 부르면 된다. 작년 이용건수는 2만 8000여건에 달한다.
블랙아이스 등 겨울철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개선책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기상청과 협업해 ‘고속도로 전용 기상관측망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5년까지 고속도로 전 노선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미 2022년 중부내륙고속도로와 2023년 서해안고속도로에 구축을 마쳤고 올해 경부고속도로 등 5개 노선에 설치한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대다수는 졸음·주시태만, 안전띠 미착용 등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TV·라디오 공익캠페인, 비트박스 국민참여 챌린지, 유명 인플루언서 협업 등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졸음사고 예방을 위해선 지난해 6월 ‘졸음땡! 휴식큐!’ 캠페인도 펼쳤다. 이 캠페인은 앱을 설치 후 휴게소 또는 졸음쉼터에서 15분 휴식하고, 사고예방 행동요령 교통안전 문구를 따라쓰면 참여 회당 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 이 캠페인은 9만 3679명이 참여해 94만 9913회 휴식을 인증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1%가 ‘졸음운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고속도로 ‘졸음쉼터’는 2011년 시작해 현재 전국 244개소가 운영 중이며, 올해는 5개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졸음쉼터 확충 결과, 2010년 대비 졸음운전 사망자 수는 42% 이상 감소했다.
또 잦은 장거리 야간운행을 하는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 전국 54곳에 ‘화물차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화물차 라운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 샤워실, 수면실 등을 갖춘 운전자 편의시설로 누구나 무료로 사용 할 수 있으며, 올해는 밀양휴게소(양방향) 등 5곳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분기점 등에서 진입로를 안내하는 ‘노면 색깔유도선’, 전방 돌발상황과 정체구간 안내 등 정보를 전달하는 도로전광표지판(VMS)도 고속도로 안전을 위한 필수 시설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OECD 상위 5개국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