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첫 상선 건조에 국내 기자재 공급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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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228억 원 규모 수주
신조선 후발 중동 진출 밑거름
“기술력·저렴한 유지비 내세워”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가 조선산업 후발 주자인 파키스탄에 첫 수출길을 냈다.

31일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에 따르면 국내 기업 제이오엔지니어링은 최근 파키스탄 카라치 쉽야드와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맺었다.

1120TEU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설계, 감리, 엔지니어링, 기자재 패키지 공급을 맡기로 한 것이다. 계약금액은 약 228억 원이다. 해당 선박은 파키스탄 최초 상선으로, 국영 선사인 파키스탄 내셔널 쉬핑 코오퍼레이션(Pakistan National Shipping Corporation·PNSC)이 발주했다.

이번 상선은 추후 파키스탄에서 건조될 선박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선박 추가 건조나 유지 관리에도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가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KOMEA 관계자는 “이번 선박의 설계 과정에서도 국산 기자재를 우선 적용함으로써 국내 기자재 업계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OMEA는 파키스탄을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인식하고 일찍부터 PNSC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파키스탄 대한민국 총영사와 PNSC 간 미팅을 주선하며 국가 간 신조선 협력을 추진했다.

이번 입찰 과정에서도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의 기술력과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 등을 어필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중동 중심지역인 인도와 이란 사이에 위치해 새로운 수출 판로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도 약 2억 4000만 명에 달해 노동력이 우수한 국가로 꼽힌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 선박을 구매해 운항했지만, 미래 먹거리 개발과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선박 건조에 나선 상황이다.

KOMEA 강호일 이사장은 “중동지역 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우리의 기술과 파키스탄 현지의 인력을 활용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조선산업 후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신시장 개척과 패키지 공급 등 국내 기자재 업계가 나아갈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KOMEA는 지난해 중동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의 6100t급 선박 2척의 설계와 공동 건조 계약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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