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비효율 점포 '재조정' 신호탄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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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보고서 '리포지셔닝' 명시
점당 매출, 경쟁사 대비 낮아
'세일앤리스백' 매장 등 거론

2014년 매각 후 재임차한 롯데백화점 동래점. 롯데쇼핑 제공 2014년 매각 후 재임차한 롯데백화점 동래점.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이 마트·슈퍼·하이마트에 이어 백화점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사업 전략에 대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재조정)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김상현 부회장 취임 이후 백화점 매장 효율화를 대외적으로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그간 경쟁사와 비교해 월등히 많은 매장 수로 순매출 규모는 1위를 지켜왔지만, 일부 매장은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롯데의 국내 백화점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2개로 신세계(13개), 현대(16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많다.

지난해 이들 3사의 국내 백화점 부문 순매출을 보면 롯데가 3조 2228억 원으로 신세계(2조 5570억 원), 현대(2조 4026억 원)보다 8000억 원가량 더 많았다.

그러나 단순 계산한 점포당 매출은 경쟁사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롯데의 경우 국내 백화점 순매출에 아웃렛(22개)과 쇼핑몰(6개)도 포함돼 있어 매장 숫자로만 계산해보면 점당 매출이 불과 537억 원이었다. 신세계는 점당 매출이 2000억 원이 넘고, 현대(아웃렛 포함)는 1000억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점포별 매출 수준을 봐도 롯데는 주력 대형점 매출만 증가했고 지방의 소규모 점포들은 대부분 성장하지 못했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점에서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실적을 깎아 먹는 점포도 많은 셈이다.

백화점 내 리포지셔닝 대상 점포로는 수년간 실적이 좋지 않았거나 이미 세일앤리스백을 진행해 유동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점포들이 꼽힌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분당점을 시작으로 2014년 일산점·상인점, 부산 동래점·포항점 등을 매각한 후 재임차했다.

롯데는 또 기존점 리뉴얼과 해외 신규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수원점은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복합쇼핑몰 개발에도 착수한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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