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실패 3파전 재현… ‘진보 몰아주기’ ‘보수 결집’ 관건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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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막판 승부처 점검 - 창원 성산

3선 도전 국힘 현역 국회의원에
민주 전 시장·정의 전 의원 도전
강기윤, 일 잘하는 후보 선택을
허성무, 민생 파탄 심판론 공세
여영국, 양당 정치 교체론 강조

경남 창원 성산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녹색정의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허성무 후보(왼쪽부터)와 국힘 강기윤 후보가 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각 후보 제공 경남 창원 성산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녹색정의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허성무 후보(왼쪽부터)와 국힘 강기윤 후보가 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각 후보 제공

경남에서 선거 때면 격렬한 여야 경쟁이 펼쳐지는 선거구가 바로 창원 성산이다. 0.5%포인트(P) 격차로 승패가 갈리기도, 10%P 넘는 큰 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곳이다.

이번 총선에는 창원시청에 처음 진보 깃발을 꽂은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전 시장과 16년간 한 우물을 파며 창원 성산 3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출전했다. ‘경남의 진보 1번지’ 탈환을 위해 녹색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까지 나서 ‘3파전’으로 치러진다.

이 선거구는 그간 범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판세가 갈렸다. 하지만 이번엔 유동적이다. 민주당 녹색정의당 등으로 진보 표가 쪼개졌으나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막판 보수 결집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

7일 성산구 주요 길목 곳곳에는 파랑·빨강·노란 푯말이 뒤섞인 채 각 정당 후보 선거운동이 펼쳐졌다. 상남동에서 만난 김민우(51) 씨는 “누굴 뽑겠다고 결정하진 않았지만, 이번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지인은 “그냥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또 제조업을 운영하는 박 모(60대) 씨는 “근로자 목소리만 대변하는 당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면서 “지역 경제를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수·진보가 번갈아가며 창원 성산을 차지했다. 21대 총선 때 강 의원이 47.30%를 차지해 34.89%를 받은 여 후보를 넉넉하게 제쳤다. 당시 민주당 후보가 15.82% 가져가며 ‘진보 분열’이 패배 원인이 됐다. 20대에선 민주당이 양보해 정의당에 표를 몰아주면서 고 노회찬 의원이 51.50%를 차지해 당선됐다. 노 의원 서거 후 보궐선거 역시 정의당으로 단일화를 이뤄 0.54%P 차로 여 의원이 신승했다.

이번 선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KBS창원이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4.4%P)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8~30일 성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묻자 허성무 38%, 강기윤 27%, 여영국 7%로 조사됐다. 다만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도 24%로 나타나, 이 표를 누가 잡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각 후보 역시 선거 막바지까지 전력을 쏟고 있다. 허 후보는 “이번 선거는 민생을 파탄시킨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새로운 창원, 새로운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여당 후보를 견제했다. 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나라 바로 세우기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을 위해 일 잘하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 후보는 “이번 선거가 덜 나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지긋지긋한 내로남불 양당 정치를 바꾸고자 한다면 망설임 없이 저를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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