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실패 3파전 재현… ‘진보 몰아주기’ ‘보수 결집’ 관건
PK 막판 승부처 점검 - 창원 성산
3선 도전 국힘 현역 국회의원에
민주 전 시장·정의 전 의원 도전
강기윤, 일 잘하는 후보 선택을
허성무, 민생 파탄 심판론 공세
여영국, 양당 정치 교체론 강조
경남에서 선거 때면 격렬한 여야 경쟁이 펼쳐지는 선거구가 바로 창원 성산이다. 0.5%포인트(P) 격차로 승패가 갈리기도, 10%P 넘는 큰 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곳이다.
이번 총선에는 창원시청에 처음 진보 깃발을 꽂은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전 시장과 16년간 한 우물을 파며 창원 성산 3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출전했다. ‘경남의 진보 1번지’ 탈환을 위해 녹색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까지 나서 ‘3파전’으로 치러진다.
이 선거구는 그간 범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판세가 갈렸다. 하지만 이번엔 유동적이다. 민주당 녹색정의당 등으로 진보 표가 쪼개졌으나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막판 보수 결집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
7일 성산구 주요 길목 곳곳에는 파랑·빨강·노란 푯말이 뒤섞인 채 각 정당 후보 선거운동이 펼쳐졌다. 상남동에서 만난 김민우(51) 씨는 “누굴 뽑겠다고 결정하진 않았지만, 이번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지인은 “그냥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또 제조업을 운영하는 박 모(60대) 씨는 “근로자 목소리만 대변하는 당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면서 “지역 경제를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수·진보가 번갈아가며 창원 성산을 차지했다. 21대 총선 때 강 의원이 47.30%를 차지해 34.89%를 받은 여 후보를 넉넉하게 제쳤다. 당시 민주당 후보가 15.82% 가져가며 ‘진보 분열’이 패배 원인이 됐다. 20대에선 민주당이 양보해 정의당에 표를 몰아주면서 고 노회찬 의원이 51.50%를 차지해 당선됐다. 노 의원 서거 후 보궐선거 역시 정의당으로 단일화를 이뤄 0.54%P 차로 여 의원이 신승했다.
이번 선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KBS창원이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4.4%P)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8~30일 성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묻자 허성무 38%, 강기윤 27%, 여영국 7%로 조사됐다. 다만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도 24%로 나타나, 이 표를 누가 잡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각 후보 역시 선거 막바지까지 전력을 쏟고 있다. 허 후보는 “이번 선거는 민생을 파탄시킨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새로운 창원, 새로운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여당 후보를 견제했다. 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나라 바로 세우기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을 위해 일 잘하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 후보는 “이번 선거가 덜 나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지긋지긋한 내로남불 양당 정치를 바꾸고자 한다면 망설임 없이 저를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