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사라지고 막말 쏟아지는 선거… 막판 피로감 자극
쓰레기·나베·일베 독설만 난무
네거티브 악화 진영 대결 부추겨
대형 공약 현실성 없어 외면 받아
4·10 총선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여야의 네거티브전도 악화하고 있다. 여야가 갖가지 공약을 내놨지만 정작 국민에게 남은 건 진영 대결만 부추기는 ‘막말’과 꼬투리 잡기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왜 삼겹살을 안 먹고 삼겹살을 먹은 척 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선거 유세 이후 식사로 소고기를 먹었으면서 SNS 게시물에는 삼겹살을 먹은 것처럼 글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를 겨냥해 “‘나베’라고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베’는 나 후보와 일본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섞은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등 민주당을 겨냥해 ‘쓰레기’ ‘일베’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제주 4·3 학살의 후예”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특히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을 흉내내며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라고 했다가 선 넘은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서 비롯된 ‘대파 875원 논란’이 야당 선거전의 최대 무기로 사용되고, 비전 제시보단 야당 심판을 전면에 내건 국민의힘 총력 유세전은 국민 피로감만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여야의 소모적인 막말전은 정책 대결보단 ‘상대 악마화’만 부추기고 있다. 이에 국회의사당 세종시 완전 이전(국민의힘), 전국민 민생지원금 25만 원(민주당) 등 여야 대형 공약은 정작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여야는 막판까지 독설의 탓마저 떠넘기기 바쁘다. 국민의힘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대표 맞춤형 공천으로 선거기간 내내 국민은 혐오의 막말을 들어야 했고 그들만의 부의 대물림을 봐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현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역시 “국민의힘은 공천에서 친일과 독재를 찬양하는 일베들을 공천해 놓고 야당 대표를 일베로 모나. 부끄러움도 모르는 후안무치”라고 지적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