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한일 합작 드라마 제작… 이세영·한효주도 등판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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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제작 전반에서 협업 활발
한일 배우 호흡한 멜로물 중심
양국 모두 긍정적 시너지 기대

배우 채종협이 나선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한 장면. 넷플릭스·TBS 제공 배우 채종협이 나선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한 장면. 넷플릭스·TBS 제공

한국과 일본이 손발을 맞춘 드라마들이 속속 제작을 알리고 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작품이 늘면서 양국 배우와 제작사가 기획·제작 등 작품 전반에 걸쳐 호흡을 맞춘 사례가 증가해 주목된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멜로 장르를 잇따라 선보이며 적극적인 합작 의지를 보이고 있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한국 배우 이세영과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는 쿠팡플레이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호흡을 맞춘다. 일본 유학생 최홍이 아오키 준고와 사귀다 이별한 뒤 5년 만에 한국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다. 한국의 문현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배우뿐 아니라 제작 전반에서 양국의 협업이 두드러져 눈에 띈다. 제작도 한국의 실버라이닝스튜디오와 일본의 콘텐츠 세븐이 공동으로 맡았다. 원작인 동명 소설부터 한국 작가 공지영과 일본 작가 쓰지 히토나리가 공저했다. 드라마는 올해 공개 예정이다.

한효주와 오구리 슌은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로맨틱 어나니머스’ 촬영에 돌입했다. 2010년 개봉한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 ‘로맨틱스 어나니머스’가 이 작품의 원작이다. 소심하지만 제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쇼콜라티에와 초콜릿 가게 사장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의 연출은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유명한 일본인 감독 츠키카와 쇼가 맡았다. 일본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한국 제작사 용필름이 기획·제작한다.

한국 배우 이세영(오른쪽)과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는 쿠팡플레이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올해 시청자를 찾는다. 쿠팡플레이 제공 한국 배우 이세영(오른쪽)과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는 쿠팡플레이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올해 시청자를 찾는다. 쿠팡플레이 제공

한국 배우 채종협은 요즘 일본에서 ‘핫’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가 주연한 일본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횹사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국 배우에게 ‘사마’(님)이라는 존칭이 붙은 건 2004년 일본에서 드라마 ‘겨울연가’로 ‘욘사마’ 열풍을 일으켰던 배용준 이후 20년 만이다. 이 작품은 공개 이후 한국과 일본 넷플릭스 상위 차트에 꾸준히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채종협은 이 작품에서 상대 마음의 소리를 듣는 모토미야 유리와 사랑에 빠지는 유학생 윤태오를 연기했다. 상대 역은 일본 배우 니카이도 후미가 연기했다.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가 만든 이 작품엔 CJ ENM 출신인 차현지 PD가 합류했다. 덕분에 한국과 일본의 일상과 문화가 골고루 세밀하게 묘사됐다. 작품이 현실과 맞닿아있는 점은 이 작품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일 합작 드라마 제작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국 제작사 입장에선 포화 상태인 한국 시장을 넘어 일본으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고, 일본 입장에선 세계적으로 존재감이 뚜렷해진 K콘텐츠의 힘을 받아 더 주목받는 기회로 만들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일본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세계 OTT 시장에서 ‘오징어 게임’ ‘무빙’ 등 한국 드라마의 존재감이 뚜렷해지자 한국 콘텐츠 제작 시스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합작 드라마를 제작하면 한국과 일본 콘텐츠에 관심 있는 글로벌 시청자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협업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한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제작 투자를 받으면 한정된 국내 제작비보다 판을 키울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때문에 글로벌 OTT를 통해 한일 콘텐츠를 즐기는 전 세계 시청자를 수요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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