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 방문 판매원이 실종 치매 노인 찾아줘
10일 부산 금정서 서금지구대
실종 신고 접수 후 정보 공유
판매원 발견·경찰과 귀가 조치
지난 10일 오후 2시 15분 80대 치매 노인 A 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부산 금정경찰서 서금지구대에 접수됐다. 노인복지센터에 있던 A 씨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출동과 동시에 한 SNS 단체 대화방에 A 씨 인상착의 정보를 공유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단체 대화방은 hy(옛 한국야쿠르트) 금정구 동상점 방문판매원 18명이 포함된 방이었다. 판매원 1명이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A 씨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사람을 찾아 경찰에 위치를 공유했다. A 씨임을 확인한 경찰은 20분 만에 A 씨를 복지센터로 돌려보냈다. 서금지구대 관계자는 “올 3월 지구대 차원에서 hy와 협약을 맺었는데,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찰과 업무 협약을 맺은 요구르트 방문판매원이 실종된 치매 노인을 골든타임 안에 발견해 안전하게 귀가시키면서 모범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떠올랐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은 치매 노인 실종과 돌봄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할 수 있는 민관 협력 확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인구 중 치매 노인은 7만 2136명으로 추정된다. 2022년 6만 6929명, 2021년 6만 314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치매 노인 실종도 늘고 있다. 올해 1~4월 부산 15개 경찰서에 접수된 치매 노인 실종 접수 건수는 457건이다. 전년 동기(386건) 대비 71건 늘었다. 2023년엔 1289건이었고, 2022년과 2022년엔 각각 1297건, 1186건이었다.
치매 노인 관리를 위한 민관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북구와 남구는 올해 관내 우체국과 협약을 맺어 집배원이 등기우편 배달을 통해 지역 치매 노인 건강과 실종 여부 등을 직접 살핀다. 집배원이 치매 노인의 건강 상태와 주거 환경 등을 묻고 관찰한 뒤 점검표를 작성해 보내면 치매안심센터가 분석한다.
부산시도 2022년부터 치매 노인 정보와 보호자 연락처가 담긴 칩이 내장된 ‘안심 신발’을 보급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지역 기업인 (주)트렉스타와 손잡고 만든 사례다. 시는 지난해까지 부산 치매 노인 484명에게 신발을 보급했다. 신라대학교 초의수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고령화 시대 진입한 부산은 예방부터 치료까지 치매 복지 정책 구축이 중요하다. 지자체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민관 거버넌스를 적극 활용하고 지역사회 참여를 유도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