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공유’ 부부 열 쌍 중 한 쌍은 ‘대사증후군’도 공유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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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병원 이가영 교수팀 분석
배우자 유병 시 상대 위험 1.5배

영양 섭취가 비슷한 부부일수록 대사증후군도 공유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영양 섭취가 비슷한 부부일수록 대사증후군도 공유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비슷한 생활을 공유하는 부부일수록 ‘성인병의 종합세트’에 해당하는 대사증후군도 동반해서 갖게 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교수 연구팀은 2019~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부부 1824쌍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부부 간에 대사증후군 위험을 공유하는 특징이 관찰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사질환 분야 국제학술지(Metabolic syndrome and related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사증후군은 한 사람에게 고혈압, 고혈당, 혈중지질이상, 복부비만 등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의 위험 인자가 겹친 상태를 말한다. 각종 암 발생과 사망률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지목돼 조기 발견과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한 질환이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의 ‘한국 대사증후군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19~2021년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4.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분석 대상 전체 부부 중 10.7%가 대사증후군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10쌍 중 1쌍꼴이다. 연구팀은 부부 간 대사증후군 일치가 부부의 사회경제적 특성, 생활 습관, 영양 섭취의 일치와 상관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부부 모두 대사증후군인 확률은 부부의 평균 연령이 높을수록, 부부 모두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근력 운동을 하지 않을수록,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섭취할수록 등 특성이 일치할수록 작게는 4%, 많게는 최대 61%까지 증가했다.

특히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인 경우 상대방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적인 생활 습관을 보면 아내의 흡연은 남편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2.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내의 음주와 걷기 부족,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도 배우자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거꾸로 남편의 낮은 학력·경제 수준,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아내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1.3~1.6배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가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부부가 비슷한 사회경제적 환경, 식생활 습관을 공유할 때 대사증후군 동반 위험이 증가할 뿐 아니라 배우자의 생활 습관이 상대방의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에 직접적으로 관여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부부의 생활 습관이 상호작용하면서 서로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근력 운동 부족은 서로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부부가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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