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개 유망구조 분포 고려해 재설정…12월 말 시추 계획
이달 심해가스전 개발 전략회의…광구별 단계적 외자유치 추진
구체적 시추 위치, 액트지오 자문받아 석유공사가 최종 결정
올해 착수비는 확보…올해보다 훨씬 많은 내년예산 확보 관건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심해 가스전 개발이 추진되는 동해 일대 광구 설정을 새로 한다.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왕고래' 등 새롭게 발견된 '유망 구조'가 기존의 복수 광구에 걸쳐 있어 개발과 투자를 위한 구획을 새롭게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7월중 시추공을 뚫을 위치를 선정해 시추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추 단계부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심해 가스전 개발의 특성을 고려해 재설정된 광구별로 해외투자 유치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재정 부담 완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달 중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를 열어 현재 8광구와 6-1광구로 나눠진 동해 일대 광구를 재설정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동해 심해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 6-1광구 중동부 3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정부는 최근까지 진행한 물리탐사 분석 결과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대왕고래 등 7개 유망 구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이 중 대표적인 유망 구조인 '대왕고래'의 경우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있다

최 차관은 "(기존 광구 설정은) 유망 구조 도출 이전에 설정된 광구로, 투자 유치·개발에 최적화되지 않는다"며 "도출된 유망 구조의 위치와 형태를 감안해 광구를 재설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석유공사는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한 동해 심해 광구 개발권을 정부에 일단 반납하고, 정부는 유망 구조 분포 상황에 맞춰 석유공사에 새롭게 광구 개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최 차관은 "7개 유망 사이트(구조)를 감안한 광구를 다시 분할할 계획"이라며 "추후 투자 유치 등 부분에 있어서 분할된 광구를 중심으로 해외투자가 이뤄질 것이므로 광구 분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개발 비용절감 및 위험요인 완화 차원에서 해외투자 유치를 적극 검토한다. 특히 재설정된 광구별로 단계적 투자 유치를 추진하되 광구별로 외국인 지분 참여 여부와 참여 수준을 차별화할 방침이다.

최 차관은 "복수 기업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참여에 관심 갖고 있다"며 "성공했을 때의 큰 수익만 생각할 순 없고, 탐사 시추 전문 분야의 메이저 기업도 있어서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12월 말 시추한다는 계획에서 역산하면 7월 중에는 정확한 (시추) 위치를 정해야 추후 일정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시추 위치 결정은 석유공사가 한다. 기본적인 책임은 석유공사에 있기 때문"이라며 "액트지오의 자문을 받아 석유공사가 결정하며, 액트지오에 추가적인 자문료 지급을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시추선이 도착하는데 보름 정도, 시추 작업은 40일 정도로 예상되며, 시추공을 다시 메우는 데 10일 정도 걸리므로 전체적으로 (시추작업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시추 결과를 추가로 3개월 (정도) 검토하면 내년 상반기에 시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탐사 성공률이 20%인 만큼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1개 유망구조 시추에 1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향후 재정당국과 국회와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한 협의에 나설 방침이지만, 예산 확보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최 차관은 "올해 예산은 이미 확보했다. 올해는 착수비 정도 들고 내년에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 심해라 예산이 많이 들지만 성공시 수익이 크다는 점을 국회에서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추에 필요한 예산은 석유공사 출자와 함께 정부 융자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성공불융자 방식인데, 자원개발에 성공한다면 회수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돌려받지 못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