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하다가 경찰이 검거하려하자 흉기로 저항해 경찰을 다치게 한 60대 마약 사범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검사 장기석)은 지난 5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 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추징금 10만 원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오전 10시 동래구 자택에서 필로폰 약 0.05g을 물과 희석해 일회용 주사기로 자신의 오른쪽 팔에 투약했다. 이날 낮 12시 40분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경찰 3명이 A 씨의 집에 들이닥쳤다. A 씨는 경찰이 체포하려 하자 이에 저항하며 흉기를 휘둘렀고, 경찰 2명은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손가락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지난해 8월과 11월 필로폰을 일회용 주사기에 담아 손가방 안에 넣어 보관함 혐의도 받는다. A 씨 측은 법정에서 경찰이 체포에 앞서 미란다 원칙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흉기를 고의로 휘두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체포 전에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피고인을 제압한 후에 지체 없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면 족하다”며 “피고인이 경찰관들에게 상해의 고의로 칼을 휘두른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필로폰을 소지와 투약하고 체포영장의 집행과 관련한 경찰의 정당한 집무 집행을 방해해 경찰 공무원들에게 상해를 가했다. 이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의 신체 안전을 해치는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인이 사건 범행 이전에 마약류 관련 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 중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러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