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캔버스로 그림을 그려요”
롯데백화점 광복점 갤러리서
30일까지 ‘토마스 라마디유’전
상상력 담긴 작품 보는 재미
누구나 어린 시절 하늘에 손가락을 대고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다. 무료한 일상, 혼자 놀기 중 가장 흔한 놀이 방법이다. 그런 장난을 성인이 된 작가가 실제 캔버스 위에 구현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토마스 라마디유는 도심의 건물과 하늘을 사진 찍은 후 빈 하늘에 그림을 그려넣는다. ‘SKY ART’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장르를 만든 작가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했던 장난을 실현했을 뿐이라고 웃는다.
라마디유 작가의 작품은 유독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다. 그가 모델로 출연한 갤럭시 탭 광고는 꽤 화제가 됐다. 작가는 갤럭시 탭과 S펜을 가지고 대만 전역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즉석으로 하늘에 그림을 채워 넣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평범한 도심 풍경에 그가 몇 번 터치를 하며 마법처럼 그림이 변했고 많은 이들이 그 광고를 좋아했다. 한국에서는 대형 백화점 외벽에 그림을 선보여 작가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은 기억하는 이가 많다.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갤러리는 토마스 라마디유의 기발한 작품으로 전시를 열고 있다. 갤러리 측은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부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시를 고민하다가 라마디유 작가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번 부산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뉴욕 시리즈를 비롯해 유럽 도시 시리즈, 한국 도시까지 만날 수 있다. 특히 경주 불국사 하늘 위 펼쳐진 라마디유의 유쾌한 그림은 절로 미소가 나온다. 하늘이 낚시를 하는 강이 되었다가 두 연인이 몰래 숨은 다락 같은 공간도 되었다가 어딘가를 몰래 훔쳐보는 창이나 구멍이 되기도 한다.
라마디유의 그림은 한국 미술학원이나 학교의 미술시간 창의력 그림 그리기 교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라마디유 그림 배경을 프린트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라마디유처럼 하늘에 그림을 그리게 하는 식이다. 라마디유 작가에게 정식 저작권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학생들 교육용으로 사용한다는 말에 라마디유 작가의 한국 전시와 판매 독점권을 가진 갤러리에선 모른 척 용인해주고 있다.
전시장 한 쪽에 “나도 라마디유처럼 하늘 그림을 그려보자”라는 체험 코너를 마련해 아이들이 직접 스카이아트 그림을 그린 후 벽에 붙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전시는 30일까지 열린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