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목전서 ‘국민연금 스와프 증액’…‘원화약세 방어’ 약발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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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 500억달러로 증액…환율상승 억제
국민연금 달러매입 수요 대체…외환보유액 일시 감소는 불가피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2.76포인트(0.45%) 내린 2,794.87로, 코스닥지수는 4.03포인트(0.47%) 내린 853.48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392.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2.76포인트(0.45%) 내린 2,794.87로, 코스닥지수는 4.03포인트(0.47%) 내린 853.48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392.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해 다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 선에 근접하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도 증액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번 한도 증액이 환율의 추가 상승 억제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 초반 1390원대로 올라서며 두 달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기존 3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기한은 올해 말까지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용' 달러 매입수요를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으로 대체한다는 것으로, 현물환 시장의 환율 상승 요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위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는 대신, 500억 달러 한도에서 외환당국의 보유외환을 빌리게 된다.

기재부는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경험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두 기관의 대응 여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때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외환스와프로 흡수해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도 해외투자에 수반되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고 외화자금 관리를 효율화할 수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환스와프 거래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매입하지 않고 당국으로부터 조달한 뒤 만기일에 되갚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외 투자를 지속하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현물환 매입 수요가 스와프 거래를 통해 일부 흡수되는 효과가 있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 ‘외환스와프 한도 증액’ 발표 직후 환율은 1380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1390원선을 넘기며 출발했다가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증액 발표 이후 상승 폭을 줄이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중순께 1350원대를 단기 저점으로 점차 반등해 1400원 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지난 4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의 충돌이라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환율이 급등했다면, 이번에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분위기가 환율 상승세에 불을 지핀 모양새다.

간밤 스위스 중앙은행은 지난 3월에 이어 한 번 더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영국이 8월께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르면 9월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이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원화 약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진 것은 미국 경기가 홀로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환율이 더 올라 1400~1410원대를 넘어설 경우 국민연금이 달러 선물환 매도에 나서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당분간 추가 감소할 전망이다. 앞서 한은은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128억 3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4억 3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지난 5일 발표한 바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스와프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만큼 줄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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