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첨단 디지털 기기 장착 ‘살아 있는 역사관’ 만들어” 부산고 청조역사관 김동현 추진위원장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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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79주년 지난 21일 개관
78년 자료·기수별 활동 정리
증강 현실 촬영 시스템 ‘눈길’
자료 DB화, 사이버 역사관 가능

김동현 부산고 청조역사관 추진위원장은 “역사관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설계할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김동현 부산고 청조역사관 추진위원장은 “역사관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설계할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개교 79주년을 맞아 최첨단 디지털 기기를 장착한 이른바 ‘살아 있는 역사관’을 개관하게 돼 상당히 기쁘고 보람을 느낍니다. 당초 2013년에 역사관 개설 계획이 있어서 밑그림을 그려 놓았지만, 학교 이전 문제 등이 동문 사회와 학교 내부에서 거론되면서 역사관 설립이 중단됐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21일 개교 79주년을 맞아 부산고 청조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이날 만난 김동현 부산고 청조역사관 추진위원장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발족한 청조역사관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7월부터 7명의 위원과 함께 역사관 설계·시공업체와 20여 차례 만나 역사관 콘셉트, 공간 구성 등을 의논해 왔다.

김 위원장은 역사관 추진 배경에 대해 “부산고 동문 사회가 이룩한 ‘청조(靑潮·바다물결이 끊임없이 이어오듯 새로운 인재가 계속 배출되는 배움의 터)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실물과 현장을 보여줄 수 있는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역사관 설립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황성환(33회) 현 총동창회장과 같은 기수인 김성은 교장이 합심해 동문 사회에 역사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해 10년 전 중단되었던 역사관 설치가 재점화됐다”고 했다. 그 뒤 부산고 발전위원회, 청조장학회 등이 재원 확보에 나서고 일부 동창회 고문들도 동참하면서 역사관 설치 작업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6월 21일 개교 기념일 행사에 맞춰 개관한다는 목표에 따라 모든 공사 일정과 디지털 콘텐츠 개발 등을 진행했다”며 “총동창회와 재경동창회 회장단, 고문단, 기별 회장단, 산하 단체장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명회를 가졌고 동문들은 역사관 개설에 필요한 다양한 사료와 전시 가능 품목, 서책 등을 보내 왔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1회부터 70회까지 졸업 앨범을 모두 개인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름만으로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 앨범을 구축했다. 외형적인 인테리어 작업 등을 작년 11월 말 이후 2달 가까이 진행했다. 올해 3월 초부터 그동안 수집해 온 다양한 형태의 역사관 콘텐츠를 분류, 조사하고 수집된 모든 사료와 품목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4달 가까이 병행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둘러본 청조역사관은 본관 1층 로비홀과 역사관 메인홀, 그리고 교사 3층 2개 교실의 역사자료관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78년 동안 수집한 학교 역사 자료와 3만 3000여 명 부산고 동문의 기수별 활동을 모았다. 역사관은 △창조와 도전의 청조 정신을 발휘한 동문 소개 △전체 동창회 활동과 조직, 기수별 활동과 역사, 산하 단체 활동과 역사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 자랑스러운 청조인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뉜다. 특히 증강 현실 촬영시스템을 이용해 교복 입은 모습을 촬영·인화하는 시설, 대형 LED 전광판, 터치 패널, 스마트 모니터 등 최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청조역사관의 개관은 부산고 78년 역사를 일단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과거 부산고 60년사를 정리한 바 있지만 서책만으로는 실물이나 보존 가치가 있는 사료, 다양한 형태의 역사적 의미를 지난 물품들을 전부 보존하거나 기록할 수 없었죠. 이번 역사관 개관을 위해 학교 안팎에 산재해 있었던 역사적 자료, 동창회와 동문 사회가 생산해 낸 수많은 부산고 관련 자료와 품목 등을 집대성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타교의 역사관이 마치 박물관화했다면, 청조역사관은 살아 있는 역사관이 될 수 있도록 했다”며 “부산고 역사와 부산고 동문 사회의 역사를 계속 보완·기록하고 또 추가함으로써 재학생과 동문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설계할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운영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만들어 놓은 디지털 콘텐츠들은 개발 여부에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모든 자료를 DB화해서 사이버 역사관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부산고 17회 졸업생인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쌍용양회 상무, 부산국제광고제 부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천일의 수도, 부산〉 〈21세기 신 유목시대를 가다〉 등 저서를 펴낸 바 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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