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에 동남아 수출 거점 완공… ‘물류 원스톱’ 구축 [동남아 물류 최전선을 가다]
1.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BPA, 21일 현지서 기념 행사
코린도·KIND와 합작해 설립
하역 이어 보관·운송 가능해져
만성 체선 수라바야 수요 흡수
인니, 신수도 개발 등 고속 성장
동남아 진출 위한 새 거점 기대
코로나19로 막혔던 뱃길이 다시 열리면서 '물류 전쟁'이 치열해진다. 특히 동남아는 고속 성장을 힘 입어 내수·수출·투자가 모두 활성화하며 물류 수요가 급증하는 곳이다. 동서 기간항로의 중심에 있어 전 세계 화물이 몰린다. 이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물류 최전선 국가를 돌며 그들의 대응 전략과 부산항 협력 방안 등을 엿본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는 두 번째로 큰 경제권역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출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고, 가까운 곳에 ‘신수도’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부산항만공사(BPA)는 코린도그룹,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현지 합작법인 PLC(Probolinggo Logistics Center)를 설립하고 프로볼링고항 배후에 동남아 수출 거점이 될 물류센터를 건설했다.
■‘원스톱’ 시스템 본격 가동
지난 21일 오전 PLC 물류센터 준공식이 열린 프로볼링고항 배후단지. 프로볼링고시 고위 인사가 속속 모습을 드러냈으며, 현지 주민도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주변에 몰렸다.
물류센터 준공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이 끝나자 이를 축하하는 폭죽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주요 인사로는 BPA 강준석 사장과 코린도그룹 승범수 수석부회장, KIND 허태수 감사, 프로볼링고시 누르콜리스 시장 대행 등이 참석했다.
PLC는 2021년 약 2만 3000㎡ 토지를 대상으로 물류센터 건립 사업을 진행했다.
2022년 11월까지 대지를 구입하고 토지 정지 작업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착공했다. 10개월간의 공사를 마친 물류센터는 6120㎡ 규모의 실내창고, 오픈형 캐노피 4000㎡를 갖춘 상온 창고로 구성돼 있다.
이번 물류센터 운영으로 프로볼링고항에서는 항만 하역, 화물 보관, 내륙 운송이 원스톱으로 이뤄지게 된다. PLC는 내륙 운송을 위한 트럭과 트레일러를 각 10대씩 자가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날 프로볼링고시 누르콜리스 시장 대행은 “이번 물류센터는 단순히 물리적 인프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류와 유통을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과 혁신, 헌신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물류 전진기지 기대
이번 물류센터는 코트라 공동 물류센터로도 지정받아 고속 성장하는 동남아 수출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10대 교역국인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7000만 명으로 세계 4위다. 연 5% 이상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도 잇따른다.
특히 프로볼링고항은 인도네시아 제2의 항만인 인근 수라바야항의 만성적인 체선을 해소할 대체 항만으로,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라바야항은 인도네시아 내항 환적 거점으로 연간 전체의 20%인 35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를 처리한다. 부산항과 항만 간 물동량은 지난해 9만 7000TEU로 인도네시아 내에서 자카르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더불어 새 수도로 개발 중인 인근 칼리만탄섬 발릭파판 공사가 본격화하면 물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BPA는 특히 물류센터가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주로 하는 중견·중소기업은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물류 보관 시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대규모 화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자체 임차 창고를 보유한 경우가 많다.
BPA 강준석 사장은 “물류센터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수출기업의 안정적인 물류거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PLC의 빠른 성장으로 다양한 분야로 사업이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글·사진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