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인 온열 질환, 예방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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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에서 “올해 역사상 전 지구가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고,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의 온난화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더 빨랐고 해수면 온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최근 우리나라 날씨 전망 발표에서 “8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이고,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예보했다.

이대로라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 발생자가 2190명, 사망자가 29명에 이르렀던 작년 여름보다 더 더울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뙤약볕 아래나 시설하우스 내부에서 일하는 농업인들은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작년 온열질환 사망자 중 절반이 넘는 15명이 농업분야 온열질환 발생자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면 온열질환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처가 필요할까? 먼저 농작업을 하기 전 기상 정보와 체감 정보를 미리 확인해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 예보되면 야외 농작업 중 온열질환자 발생 가능성이 커서 농작업을 멈추어야 한다. 부득이 한낮에 작업을 해야 할 경우, 가능하면 WGBT(Wet-Bulb Globe Temperature) 온도측정기를 시설하우스에 비치하고 작업의 강도와 WGBT 수치를 고려해 작업과 휴식시간 비율을 지켜야 한다. 휴식을 취할 때는 소음, 낙하물, 농기계 등 위험 요소가 없는 안전하고 그늘진 곳을 택하고, 그늘막이나 차양은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소재를 골라 설치한다.

특히 시원한 물, 얼음주머니는 필수다. 기온이 오르는 시기에 농작업을 할 때는 시원한 물과 이온 음료를 규칙적으로 마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한다. 고압의 차가운 공기를 옷 속에 넣어 온도와 습도를 낮추는 농작업용 공기 냉각조끼를 활용하면 체온 상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한낮에 ‘나홀로 작업’은 위험한 상황 발생 시 대처를 지연시켜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피하고 가급적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야외 농작업 때는 긴 옷 입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야외에서 농작업을 할 때는 땀 흡수가 잘 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소재로 된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어야 땀 배출을 쉽게 해 체온조절을 돕고, 햇볕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혹시 폭염으로 인한 환자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환자의 의식을 확인한다. 만약 의식이 없으면 119에 즉시 연락한 후 시원한 곳으로 환자를 옮겨 옷을 벗기고 목, 겨드랑이에 생수병을 대거나 선풍기 바람을 쐬어 체온을 식혀주는 게 바람직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결국 온열질환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 수칙을 잘 지켜 질환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시대에 유례없는 고온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잘 지켜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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