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돌아왔지만 고승민 이탈…롯데 전반기 해피엔딩 ‘방망이’에 달렸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준우, 40일 만에 KIA전 복귀
볼넷 2개, 6-4 역전승 ‘징검다리’
고, 이달 0.337 4홈런 맹타 치
손가락 염좌 3~4주 부상자 명

최근 부진에 술자리 논란 나균안
결국 2군행…구단 자체 징계 방침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가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10차전에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가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10차전에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9차전에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9차전에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전반기 막바지 힘을 짜내고 있다. 나균안이 부진 등을 이유로 1군에서 말소되는 등 선발 마운드가 붕괴됐지만 캡틴 전준우가 돌아왔고, 타자들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고승민의 부상 이탈 속에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방망이를 앞세운 롯데가 전반기 남은 경기에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타를 가리지 않는 줄부상으로 힘겨운 전반기를 보내고 있는 롯데에게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김태형호 첫 해를 이끌고 있는 주장 전준우의 복귀 뉴스다. 전준우는 지난달 17일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지 40일 만에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복까지 4주 진단을 받고 한동안 일본에서 치료를 받은 전준우는 지난 20일부터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다져왔다. 이날 경기에서는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회와 7회 볼넷을 얻어내며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롯데는 이날 3-0으로 뒤지던 경기를 6-4로 뒤집으며 사직야구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선물했다.

당초 전준우는 하루 앞서 복귀 의지를 김태형 감독에게 밝혔다. 지난 25일 오전에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마친 뒤 저녁에 열리는 1군 경기에 대타로라도 출전하겠다며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하루에 2경기를 뛰면 피곤하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다음 날 합류하는 게 낫다”며 만류했다.

캡틴이 자리를 비운 동안 롯데는 탈꼴찌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탔다. 전준우는 “모두 잘하더라. 정말 기특하다”고 동료들을 추켜세우며 “특히 후배들의 모습을 보고 ‘나도 준비를 잘해야지, 엔트리 1명 채우는 식으로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완벽하게 돌아오고 싶어 연습을 많이 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준우에게 울림을 준 여러 후배들 중에서도 최근 고승민의 활약이 매섭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내외야를 오가는 백업 요원이었던 고승민은 어느새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감독·코치진의 든든한 신뢰를 얻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의 2루 수비는 리그 탑급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부드럽게 수비를 하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잘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는 물론 고승민의 평소 강점이던 타격은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하는 모습이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어느새 3할대 타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6일까지 올 시즌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 6홈런 43타점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21경기에서 타율 0.337 4홈런 2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고승민의 활약 속에 롯데는 최근 1위 팀 KIA와 2경기 연속 명승부를 펼쳤다. 지난 25일 KIA와 시즌 9차전에서 1-14로 끌려가던 경기를 15-14로 뒤집었고, 결국 연장 혈투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고승민은 이날 만루 홈런을 포함해 2안타 6타점을 거두며 패색이 짙던 경기의 추격전을 이끌었다.

고승민은 다음 날에도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7회에는 1사 1, 3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서 살아남는 투지를 보이며,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하지만 부상 악재가 덮쳤다. 고승민은 이날 왼쪽 손가락 염좌 부상을 당하며 결국 27일 1군에서 말소됐다. 구단 측은 완전한 회복까지 3~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백업맨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지만, 제2의 고승민이 탄생할 기회일 수 있다.

올스타전 브레이크까지 한화 이글스와 홈 3연전, 두산 베어스와 원정 3연전을 남겨둔 롯데는 위닝 시리즈 이상을 거둘 경우 당초 목표로 했던 전반기 승패 마진 ‘-5’를 달성할 수 있다.

후반기 에이스 찰리 반즈가 돌아와 선발진이 제 모습을 되찾고, 이후 손호영·고승민의 합류로 타선까지 완전체를 갖추면 가을야구를 향한 ‘거인의 진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 25일 선발 등판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에 참석했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인 나균안은 결국 1군에서 말소됐고, 구단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구단은 지난 26일 경기를 앞두고 투수 나균안과 현도훈, 외야수 이선우를 2군으로 내리고, 외야수 전준우와 투수 이민석·정우준을 콜업했다. 나균안의 술자리 논란에 대한 자초지종을 파악한 롯데는 이번 주중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 나균안이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9차전에서 1과 3분의 2이닝 8실점 한 뒤 강판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선발 나균안이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9차전에서 1과 3분의 2이닝 8실점 한 뒤 강판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