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미국 대선은 왜 직선제가 아닐까?
미국은 왜 / 이성대
미국은 친숙하다. 중국, 일본과 더불어 국내 신문 지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외국의 이름이 미국이다. 얼마전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민 가는 나라가 미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그 친숙함만큼 미국을 잘 알지는 못한다. 미국에 대한 인식도 제각각이다. 누구에게는 영원한 혈맹의 존재이고, 다른 누구에게는 제국주의 패권 깡패이기도 하다. <미국은 왜>는 방송사에서 국제부장을 역임한 20년 경력의 현직 기자가 미국에 대한 18가지 질문을 추려 엮은 책이다. 저자는 각각의 질문을 통해 미국의 본질을 꿰뚫는다.
질문 하나만 가져오자. ‘왜 미국에서는 투표에서 지고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세계에서 정치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로 알려진 미국은 왜 직선제가 아닌 간접 선거인단을 꾸려 대통령을 뽑을까. 실제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전국 득표수에서는 50만여 표(0.5%P) 앞섰지만, 선거인단에서 5표 차이로 낙선했다.
미국이 간선제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방주의에 대한 의지에 있다. 미 연방은 각 주의 독립적인 주권을 존중하며 경제나 인구, 정치적 이유 등으로 어느 주(州)도 다른 주에 압도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선제가 될 경우, 아무래도 인구가 적은 주의 주권이 인구가 많은 주보다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
다른 17개의 질문 또한 미 대선제도와 마찬가지로 우리 시각에서는 ‘도대체 왜?’라며 의아해할 수 있지만, 사실 가장 미국적인 이유로 행해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만큼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징이 잘 녹아있다. 질문과 대답을 오가는 동안 미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질문과 대답의 형식이다보니 책 한 권이 금방 읽힌다. 궁금한 질문 위주로 골라 읽어도 상관 없다. 이성대 지음/부키/312쪽/1만 9000원.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