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맞는 ‘영화 어린이날’… 알차게 돌아온 BIKY
BIKY,10~14일 해운대서 열려
지원 예산 전액 삭감 위기에도
실속 갖춘 프로그램으로 극복
정부의 영화제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에 처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신선하면서도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위기를 돌파한다. 국내 인기 감독과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선 교육 프로그램부터,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체험행사 등이 관객을 맞는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가 행사 개최 일주일 가량을 앞두고 1일부터 영화의전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티켓 예매를 시작했다. BIKY는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구 유라리광장,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 등에서 5일간 열린다.
올해 BIKY는 축제 기간을 줄이는 대신 내실을 갖춘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일주일이었던 영화제 기간은 올해 5일로 축소됐고, 상영작 수도 지난해 163편에서 올해 113편으로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정부 지원금이 올해 전액 삭감된 탓이다. BIKY는 지난해 1억 4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올해의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BIKY는 올해 ‘BIKY 클래스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인다. △BIKY 클래스 △시네마 클래스 △스페셜 클래스 △감독, 감독을 만나다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전문가와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다.
BIKY 클래스는 영화사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세계를 비중 있게 다룬 영화인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 어린이·청소년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온 일본의 ‘소마이 신지’ 감독이다. 소마이 신지 감독은 하마구치 류스케,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에게 영감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섹션에서는 ‘태풍 클럽’, ‘이사’를 함께 감상한 후 소마이 신지 감독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상용 BIKY 수석프로그래머가 진행을 맡았다.
최근 영화계에서 큰 인기를 끄는 ‘핫’한 감독들도 BIKY를 찾는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신연식 감독,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 등 4명의 영화인은 ‘시네마 클래스’에서 강연을 선보인다. 이들은 ‘여기, 다시 영화를 만들어가다’라는 주제로 영화인을 꿈꾸는 어린이·청소년에게 귀중한 경험을 들려줄 예정이다. 김대환, 오정민, 이경섭 등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 5명은 ‘감독, 감독을 만나다’의 진행을 맡아 어린이·청소년 감독과 BIKY를 찾은 관객을 잇는다.
TV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 등에서 이름을 알린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들려주는 강연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스페셜 클래스’ 섹션에서는 영화 ‘우리 세 사람’을 함께 감상한 후 뇌과학 측면에서 본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세 사람’은 이스라엘 문화에서 살아가는 부부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를 기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어린이들의 취향에 맞춘 ‘BIKY 놀이터’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올해 BIKY는 오뚜기, 파파존스, 해긴, 일삼공티 등의 업체와 협업해 BIKY 놀이터를 운영한다.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푸드트럭을 포함해 나로호 우주센터를 본뜬 블록봇, 플레이투게더 게임 등 각종 체험·놀이 부스가 관객을 기다린다.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는 밴드, 댄스팀, 마술쇼, 합창단 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BIKY 측은 내년에 예정된 제20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를 앞두고 영화제의 방향성과 운영 방식을 재정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BIKY 이현정 집행위원장은 “올해의 경우 BIKY의 간판 프로그램인 ‘레디-액션’의 상영작 수를 늘려 어린이·청소년들이 영화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온 가족이 함께 영화제를 방문할 수 있도록 재미와 교훈을 모두 잡으려 노력했다. 어린이들이 가족의 손을 잡고 영화제를 찾는 경험을 귀중하게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