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진숙 탄핵 돌입, 여 "사퇴 말고 헌재서 끝장 보자"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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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네 번째 탄핵소추안 발의
오늘이나 내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
전임자들 표결 전 스스로 물러나
국가 업무 중지에 결국 사퇴할 수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야당의 탄핵 전략에 따른 방통위원장 사퇴가 반복되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이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임자들과 달리 실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헌재까지 가서 “끝장을 보자”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이 경우 방통위가 ‘1인 체제’가 돼 기능정지 상태가 되기 때문에 결국 자진 사퇴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 등 야 6당이 발의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야당이 방통위 수장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한 것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위원장, 김 전 위원장, 이 전 직무대행은 탄핵안 표결 전 자진해서 사퇴했다. 1일 보고된 탄핵안 표결이 2일이나 3일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 위원장이 전임자들의 행보를 따를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 이 위원장은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이 탄핵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헌재에 가서 다투면 며칠 걸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것이고 심판 기간도 짧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사퇴하지 말고 결과를 다퉈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탄핵 절차까지 한번 받아보자”면서 “헌재에서 기각이나 상식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말하는 헌재의 판결을 받아서 국민들께 평가를 받자”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여당 입장에서는 솔직히 이번 기회에 한번 끝장을 보자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뭐라고 이야기할 것은 아니고 정부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이 재판(헌재)에서 결국 탄핵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만둔 게 아니다”면서 “탄핵 재판 기간 6~7개월 동안 국가 업무가 중지되기 때문(에 자진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방통위는 1인 체제가 돼 최소 의결 정족수 미달로 업무를 지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여당에서 이처럼 헌재 심판을 받아보자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야당에선 탄핵 인용을 받아내는 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차례 판례에서도 2인의 방통위 심의와 의결은 문제가 있다고 확인된 바가 있다”면서 “(인용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신중론은 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의제 기구 운영을 위반한 것을 헌재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겠다”면서 “저는 위법하다고 판단하지만 이게 탄핵할 사유는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방통위원장이 다른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일방 진행하게 되면 또 탄핵되지 않겠나”면서 “그러면 특검 법안을 발의해서 거부권 행사하고 다시 발의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가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추천한 KBS 이사 7명의 임명안을 1일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전날 방통위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권순범 현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의 KBS 이사 추천안을 의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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