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에 휴지 조각된 ‘큐코인’
“큐텐, 해외 본사라 구제 어렵다”
신한 ‘더모아카드’ 큐코인 투자 급증
적립 포인트 혜택에 ‘카드깡’ 수단 악용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인해 모기업 큐텐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결제 수단(선불 충전금)으로 쓰이는 ‘큐코인(Q*Coin)’이 휴지 조각될 위기에 처했다.
2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2018년 블록체인 쇼핑 플랫폼 ‘큐브’(QuuBe)를 론칭하고, 자사 쇼핑몰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큐코인을 개발해 유통했다. 당시 회사는 “큐코인은 모든 패밀리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라며 “큐텐이 가치를 보증한다”고 홍보했다. 큐코인 하나당 가격은 1.2달러에 판매됐다.
큐브는 현금이나 카드로 큐코인을 충전하면 추가로 적립을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번 티메프 사태로 큐브에서 판매자들이 대거 이탈하자, 큐코인을 사용할 곳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큐텐은 큐코인을 현금으로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큐코인을 발행하는 큐텐이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어 큐코인 사용자들의 구제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까지도 큐텐에서 신용카드로 큐코인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큐코인 사용자들이 애용한 신용카드는 2020년 11월 내놓은 신한카드의 ‘더모아카드’로 알려졌다. 해당 카드는 분할 결제 사용처로 사용자들에게 주목받았다.
더모아카드는 하루에 5000원 이상을 구매할 경우, 1000원 미만 단위의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적립 포인트 제한이 없기에 사용자들은 매일 5999원까지 결제하고, 999원을 쌓을 수 있다. 지출 금액에 16.7%를 되돌려 받는 식이다. 이러한 혜택에 더모아카드는 2년간 약 20만 장이 발행되며, ‘카드깡’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보유한 큐코인을 처분하기 위해 급하게 상품을 구매하고 있지만, 배송까지 될지는 의문이다” 등 사용자의 피해 사례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