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씹어 먹기 ‘오도독’] 실패해도 성공해도 다시 출발선에 서는 사람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프린트’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 이야기
육체보다 빛나는 정신 보여줘
“뛰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어”
지난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미국의 노아 라일스(27)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기록은 9초 79. 2위를 차지한 자메이카의 키셰인 톰프슨(23)과는 0.005초 차이다. 출발이 다소 늦었던 노아 라일스는 마지막까지 뒷심을 발휘하며 힘겹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활약으로 미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남자 100m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오늘 소개할 콘텐츠는 혜성처럼 등장한 미국의 육상선수 노아 라일스의 이야기가 담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스프린트’다. 노아 라일스가 어떻게 달리기를 시작하게 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가 됐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다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와 그 준비 과정을 6편에 걸쳐 담아냈다. 샤캐리 리처드슨, 셰리카 잭슨 등 육상 강국 자메이카와 미국의 스타 선수들이 중심인물로, ‘2023 부다페스트세계육상선수권대회’로 향하는 여정이 주요 배경이다.
다큐 ‘스프린트’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도 흥미롭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보는 게 더 매력 있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선수들은 튼튼한 신체만큼 단단한 정신력을 갖췄다. 그들의 열정과 끈기는 경기장 밖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파리 올림픽에서 1등을 차지한 노아 라일스는 어린 시절 천식, ADHD, 우울증 등을 겪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하고 지지했다. 포기 대신 달리기를 선택한 그는,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육상 200m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획득한다. 그의 다음 도전은 주 종목인 200m가 아닌 100m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전 늘 불가능에 도전하고 살았어요”
샤캐리 리처드슨의 선수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그녀는 네일아트를 한 채 경기에 출전하는 등 실력과 자신감을 모두 갖춘 육상선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성적 부진 등으로 일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말한다. “제 실력 아시잖아요. 경주 하나 한 거예요. 육상선수는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좀 더 존중받아야 해요” 거듭된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출발점에 다시 선 그녀는 ‘2023 부다페스트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손에 쥔다.
‘스프린트’는 똑같은 트랙을 반복해 뛰어다니는 육상선수들이 매번 다시 출발선에 서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선수들은 자신을 믿기 때문에 실패를 딛고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 뛰지 않으면 이길 수도 질 수도 없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육상에 대해 말하지만 육상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애국심을 한껏 끌어올렸던 파리 올림픽 일정도 어느덧 후반부를 향해 간다. 넷플릭스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올림픽을 맞아 세계적인 기계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트라우마 극복기를 다룬 4부작 다큐 ‘시몬 바일스, 더 높이 뛰어올라’도 공개했다. 파리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스프린트 시즌2’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매일 아침 일상의 출발선에 서는 당신. 심호흡 한 번 하고 Ready, Get set, Go!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