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재단 350억 ‘기본재산’ 쓸까 말까…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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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효율화’ 용역 결과보고회
“500억까지 출연금 충당” 외
“부동산 투자” 등 방안 쏟아져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가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가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시민의 문화향유권 증진을 위해 2009년 설립한 부산문화재단의 ‘기본재산’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한고비를 넘길 전망이다. 재단은 기본재산 운용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기본재산 운용 로드맵 수립 등 방향성을 도출했다. 기본재산이란 용어조차 제대로 정의하지 못해 ‘기금, 적립금, 잉여금’ 등으로 혼선을 빚었던 지난해에 비하면 진일보한 셈이다. 당초 목표인 기본재산 500억 원 적립 필요성에 대해서도 관련 조례나 정관 등에 명기해 실행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제는 기본재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숙제로 남았다.

부산문화재단은 지난 28일 오후 3시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재단은 지난해 부산시의회 제310회 행정감사와 318회 임시회 등에서 기본재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 방안을 마련하라는 요청에 따라 전국 처음으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을 수립키로 하고, 올 3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이날 최종 보고회를 연 것이다.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가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가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2023년 말 현재 부산문화재단의 기본재산은 약 350억 원이다. 이때 기본재산은 법인 설립 당시 출연한 재산이거나 기부 또는 무상으로 취득한 재산으로, 법인의 재정적 기반이 되는 예산을 의미한다. 설립 당시 2022년까지 500억 원을 기본재산으로 적립하기로 했으나, 2018년 이후 부산시 출연금이 중단된 상태다. 부산문화재단의 기본재산은 서울문화재단(약 937억 원), 경기문화재단(약 1220억 원), 인천문화재단(약 640억 원) 수준엔 못 미친다. 서울, 경기는 최초 적립 목표 금액을 다 채운 뒤 기본재산 운용을 실시 중이고, 인천은 최초 적립 목표 금액(약 1000억 원)을 다 채우지 못했으나, 설립 및 운영 관련 조례(2021년)를 통해 유사 규모까지 보전 노력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기본재산 관련 이슈는 크게 △기본재산 용어 정의(기금, 적립금, 잉여금 등) △당초 목표인 기본재산 500억 원 적립 필요성 △현재 기본재산 운용이 적절한지 △기본재산 운영 방안을 변경할 시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등이다. 시의회에서도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금액의 ‘적립금(기본재산)’을 보유하고만 있을지, 문화예술사업 증진을 위한 사업 운영비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문화재단 주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부산문화재단 제공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문화재단 주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부산문화재단 제공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문화재단 주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부산문화재단 제공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문화재단 주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부산문화재단 제공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문화재단 주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부산문화재단 제공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문화재단 주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질문하는 참석자. 부산문화재단 제공

지난 4개월 동안 지역 청년·중년·장년 예술인을 비롯해 문화 관련 단체, 기획가, 학계, 재단 직원, 타 지자체 문화재단 관계자,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과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시의원 등 이해관전문가 집단심층인터뷰(FGI)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일단 적립 목표인 500억 원은 채우는 게 좋겠다는 것이 다수였다. 기본재산을 활용할 경우엔 창작 공간이나 예술 진흥 공간, 아카이브 같은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론적으로 이번 기본재산 연구용역은 네 가지 운용 방안을 도출했다. △기존 방안 유지(예금 적금 채권 중심 운용, 다만 전문성 강화 추진) △원도심 부동산 매입 방안 △신도심 부동산 매입 방안 △감만문화창의촌 일대 개발 등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번 용역 과정에서 젊은 층일수록 ‘문화재단 기본재산’에 대한 존재 자체를 모르는 지역 예술인도 많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재단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문화예술 증진과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이 기본재산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기본재산의 개념, 적립 목표,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 공유와 소통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현재 시 출연금 적립이 중단된 기본재산 관련 명확한 방향성 정립과 해당 방향성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사항들을 조례나 정관 등에 명기하는 방안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재산의 경우, 주무 관청의 허가 없이는 처분 사용이 어렵다거나 기본재산으로 포함된 재산은 기본재산 정의에 따라 운용과 활용은 가능하지만, 재단 정관이나 관련 조례를 통해 용도 등을 명확히 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단적으로, 서울문화재단은 기본재산 활용에 있어서 부동산 매입 전략을 선택했다. 다만, 위원회 의결, 시의회 보고, 서울시 승인, 연구용역 등 철저한 절차 기반이 있었다. 반면, 제주문화예술재단은 부족한 예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사업’을 추진했지만, 절차와 소통 미흡으로 5년간 사업이 정체되고, 최종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은 받았지만 소송까지 치러야 했다.

물론, 기본재산은 기본적으로 재단의 재정적 기반이 되는 자산이므로, 단순 소진용 운영비나 사업비로 활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재단의 안정적 기반의 기본재산 운용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보다 체계적으로 기본재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을 보강해 의사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가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가운데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이가 최영진 시의원.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기본재산 운용 효율화 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가 28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가운데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이가 최영진 시의원. 부산문화재단 제공

이날 최영진 시의원은 “기본재산에 대해 생각해 볼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욱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단계별로, 머리를 맞대고 신중하게 결정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시의원은 또 “기본재산 조례 제정도 시의회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희연 부산시 문화예술과장은 “문화재단 지원 조례는 있지만 기본재산 관련 조례는 없다. 적립금도 계속 쌓으면서 이에 대한 근거와 방안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는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재단이 문화예술인 지원을 15년간 해 왔지만, 기본재산 적립금 문제는 어려웠다”면서 “시와 시의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부산문화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겠다.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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