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위로하는 오두막 “히떼에는 편안함이 있죠” [2024 부산 스타 소상공인]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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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떼 로스터리 정효재 대표

브라질 등 현지서 원두 공수
커피 산미·단맛 밸런스 중시

‘히떼’는 노르웨이 말로 숲속이나 호숫가 근처의 작은 오두막을 뜻한다. 일종의 별장인 셈인데 일상에 치인 이들이 찾는 휴식처같은 공간이다. 부산에도 히떼가 있다. 노르웨이 스타일의 라이트 로스팅 커피를 선보이고 있는 카페 ‘히떼 로스터리’가 주인공이다.

정효재 대표는 서울 등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줄곧 커피를 업으로 삼아 일했다. 열심히 일해온 탓인지, 힘들게 일한 탓인지 일종의 번아웃이 찾아왔다. 정 대표는 “문득 ‘커피가 나랑 안 맞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스팅도 어렵게 느껴졌다”며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세계적인 수준의 커피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와이프와 6개월 동안 세계 여행을 떠났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일본, 대만 등 아시아부터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의 최고의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커피를 즐겼다. 정 대표는 “여행을 통해 맛있는 커피와 좋은 공간에 대한 기준이 생겼고, 2018년 히떼 로스터리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히떼 로스터리의 커피는 마지막까지 편안하고 부드럽다. 원두가 가진 특성을 살리면서 균형잡힌 커피를 지향한다. 정 대표는 “산미가 강한 커피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그전까지는 강한 임팩트가 있거나 산미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로스팅하고 연구했었는데, 이제는 단맛과 신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커피가 맛있는 커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커피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산미와 독특한 향미가 조금 줄어들더라도 좋은 여운과 단맛이 어우러질 수 있게 로스팅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질 좋은 생두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산지로부터 직접 원두를 수입하고 있다. 브라질, 에콰도르 등 현지 농장과 다이렉트로 소통하며 원두를 확보하고 있다.

히떼라는 이름처럼 편안함을 주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강서구에 위치한 로스터리 공장이자 카페 바닥엔 카페트가 깔려있다. 내부엔 그림이 가득하다. 단 미술관처럼 액자 속에 전시된게 아니라, 마치 낙서처럼 그려져 있다.

정 대표는 “부산서 활동하는 조시안 작가에게 의뢰했는데, 몰래 들어와서 그림을 그리고 도망간 것처럼 해달라고 말했다”며 “손님들에게 편안함과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커피에서 확장해 여러가지 디자인 상품을 만들고, 삶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고민 중이다”며 “그 속에서도 히떼만의 편안함을 담아, 새로운 즐거움을 사람들과 나누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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