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접수 시작됐는데… 의대 증원 철회 논란에 수험생 ‘부글부글’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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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9개 의대 원서 모집 진행
의정 갈등 속 정원 놓고 혼란
교육계 “원상복구 사실상 불가”
법조계 “재검토 땐 집단소송”

지난 9일부터 의과대학을 포함한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됐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일부터 의과대학을 포함한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됐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됐지만,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시모집 원서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 철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한다.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은 지난 9일부터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은 대학별로 오는 12일 또는 13일까지 수시모집 원서를 받는다. 전국 39개 의과대학도 대학 수시모집 일정에 맞춰 원서를 받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대 6곳의 수시모집 경쟁률(10일 오후 1시 기준·학생부교과 지역인재전형)은 △부산대 0.80대 1 △동아대 2.07대 1 △인제대 1.37대 1 △고신대 1.96대 1 △울산대 1.45대 1 △경상국립대 1.65대 1을 기록하고 있다. 부울경 6개 의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511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면서 고등학교 고3 교실은 의대에 지원하려는 학생이 많이 늘었다. 공대와 자연계열 지원 학생은 줄어든 모습이다. 동래여고에서 고3 진학 상담을 맡고 있는 이주현 교사는 “의대 입학 정원이 늘면서 의대에 수시모집 원서를 내겠다는 학생이 작년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의료계의 갈등은 의대 지망생뿐만 아니라 타 계열 지망생과 고2 학생에게도 혼란을 주고 있다. 이 교사는 “통상적으로 고2 1학기에 이듬해 대입시행계획이 확정되는데, 지금은 고2 학생이 대상인 2026학년도 의대 정원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조속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의대 증원 철회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뿐만 아니라 재외국인 전형 원서 접수가 이미 끝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원상복구하면 더 큰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 진로진학지원센터 강동완 연구사는 “수험생들이 올해 의대 정원 4695명을 기정사실로 하고 수시모집 원서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의대 정원 3058명으로 되돌린다면 1600여 명의 합격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설명했다. 강 연구사는 “원서 접수가 시작된 상황에서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변경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구연희 대변인은 지난 9일 “2025학년도 대입 정원은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됐기 때문에 재검토하기 어렵고, 법률상 다른 행정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사실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정부가 의대 증원을 철회하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견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의대 증원 결정이 재검토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의 대규모 집단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재원 변호사(법무법인 시우)는 “‘신뢰 보호’를 우선시해야 할 입시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경우, 반발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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