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눈을 즐겁게 하는 영상미가 인상적인 작품
박성호: 아시아(동남아시아)
■두옹 디에 린 ‘돈 크라이 버터플라이’
가장의 외도를 지켜보는 아내와 딸의 모습을 다룬 작품이다. 중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주인공이 부두술로 남편의 마음을 되돌려 보려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하지만 딸은 그런 엄마의 모습이 탐탁지 않다. 딸에게 집은 더 이상 꼭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다. 박 프로그래머는 "가치관 차이로 엄마와 딸이 티격태격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모녀가 함께 봐도 좋을 것"이라며 "촬영에 뛰어난 베트남 영화의 특징이 잘 살아있어 눈도 즐겁고 내용도 재밌다"고 소개했다.
■츠엉민퀴 ‘비엣과 남’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초청작이다. 광부가 직업인 비엣과 남의 이야기를 다뤘다. 밀항을 시도해서라도 베트남을 떠나고자 하는 남과 그를 말리는 비엣의 이야기를 다룬 퀴어 영화다. 박 프로그래머는 "올해 최고로 촬영을 잘한 영화가 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수묵화처럼 거친 질감을 보여줬다가도 어느새 환상적이고 따뜻한 질감의 장면을 보여준다"며 "색감을 특히 잘 사용하는 동남아 감독들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잔잔한 영화를 좋아한다면 태국 시바로지 콩사쿤 감독의 '새벽'도 주목하자. 퇴역 군인인 할아버지와 그의 손녀, 개가 함께 사는 이야기다. 최근 고령화를 겪는 태국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영화로 관객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박 프로그래머는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