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해리스 당선 시 자동차·배터리·방위산업 청신호"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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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시 배터리 불확실성 증가"
‘美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산업 영향’ 보고서

지난 9월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 대선 후보 TV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 대선 후보 TV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 제공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 및 현재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는 배터리 산업의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그린뉴딜’ 폐기로 배터리 산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보편 ·상호관세 및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로 대미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산업연구원은 7일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해리스 부통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 구도가 확정된 현재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철강, 화학, 바이오, 의약품, 방위, 기계 등 8대 주력 산업의 시나리오별 영향과 대응 방안을 담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7월 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세운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를 시찰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7월 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세운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를 시찰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보고서는 해리스 후보 당선 시 자동차, 배터리, 방위산업에서의 '청신호'를 전망했다.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호조와 함께 수요 캐즘을 겪고 있는 배터리 산업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원 강화로 한국 방위산업의 수출이 늘어나고, 주요국으로의 방산 공급망 진입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동맹·파트너 국가와의 연계·협력을 중시하는 해리스 후보 당선 시 공급망 전환의 예측 가능성은 높지만, 노동 및 친환경 요건에 기반한 비관세 장벽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비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한국 철강·화학 산업의 교역 조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트럼프 후보 당선 시에는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편·상호 관세 및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대미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와 구매 보조금 제도가 실제 폐지될지 여부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총선 결과까지 봐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러스트 벨트' 또는 '배터리 벨트' 주요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극단적인 그린 뉴딜 폐기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정은미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가 확장하는 국면은 이제 종료됐다.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국가 신산업 통상 전략의 재설계가 시급하다"며 "이번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한국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재도약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대선 직후에는 액션 플랜이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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