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겠다”…당정 갈등 속 세력화 나선 한동훈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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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친한계 의원 만찬, 7일에는 원외 90여 명과 연쇄 회동
현안 대응 관련 ‘국민 눈높이’ 강조하며 “믿고 따라 달라”
대통령실 출신 김대남 ‘공격 사주’ 의혹 “용납 안 돼” 강경대응
윤 대통령과 갈등 이후 리더십 위기 속 정면돌파 의지 해석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최근 원내외 인사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당내 세력화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의정 갈등 해법,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을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갈등 이후 비주류 원외 대표로서 운신의 제약을 느끼자 세력 확대로 정면돌파 의지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외 위원장 90여 명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자신의 공약인 ‘지구당 부활’을 추진해달라는 요청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 때도 그 이야기를 했고, 그쪽도 하겠다고 한다”며 “이건 해야 하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찬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 위원장 연수를 계기로 마련됐는데, 한 대표는 이 행사에도 참석해 원외 위원장들을 격려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 20여 명과 만찬 자리에선 “내가 열심히 앞장서서 하겠다”며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만찬에는 부산에서 친한계 정성국(부산진갑) 의원 뿐만 아니라 당 격차해소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6선의 조경태(사하을), ‘찐윤’으로 통했던 주진우(해운대갑) 의원도 참석했다. 한 대표는 또 이날 모임에서 김 여사 문제 등 여러 정국 현안에 대한 당의 대응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한 대표의 이런 행보는 최근 ‘독대 무산’으로 확인된 윤 대통령과의 ‘균열’, 이에 대한 주류 친윤(친윤석열)계의 비판 속에 자신의 역할에 대한 ‘한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세력 규합을 통해 당 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이 제기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감찰과 함께 법적조치 가능성까지 천명했다. “개인적 일탈 문제를 더 키우는 해당행위”라는 당내 비판과 대통령실의 불편한 기류에도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며 강경 대응 의지를 재차 보인 것이다. ‘더 이상 리더십 흔들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당 안팎에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한계는 한 대표의 세력화 움직임에 적극 공조하겠다는 분위기다.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다음에는 각자 한두 명씩 더 데리고 와서 50명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20∼30명, 중립지대 의원을 40명 이상으로 꼽으며 “(중립지대에 있는)그분들의 생각이 앞으로 점점 한 대표의 생각과 싱크로(동기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원조 친윤’인 권성동 의원은 한 종편 유튜브 채널에 출연, “이렇게 공개적, 노골적으로 식사 모임을 한다고 광고하며 모임을 가진 것을 본 적은 없다”며 “자칫 친한계끼리 만찬을 했다는 이런 것이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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