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중저신용자 외면…5조 원 감소“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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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신한은행. 서울 중구 신한은행.

지난 2021년 이후 4대 시중은행(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크게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관련 대출을 늘리며 금융 취약계층을 수용하고 나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2021년 말 18조 1076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 13조 1416억 원으로 약 5조 원 감소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2021년 말에서 2024년 상반기까지 1조 9918억 원을 줄였다. 국민은행(-1조 4425억 원), 하나은행(-8836억 원), 우리은행(-6482억 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터넷전문은행 3곳의 대출 잔액은 3조 7363억 원에서 9조 6184억 원으로 약 6조 원이 증가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줄이는 동안 인터넷은행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이자 이익으로 역대 최대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축소로 인해 취약계층은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20대(청년) 중저신용대출 취급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2021년 말 대비 20대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4대 시중은행에서 1조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중저신용대출 역시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시중은행은 평균 자산이 인터넷은행보다 13배나 크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큰 차이가 없다”며 “수익성만을 추구하면서 취약계층을 외면하는 시중은행의 행태는 금융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 금융포용을 실천해야 하며 정부는 시중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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