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자체, ‘청년 잡기’ 대표 사업 청년몰 진흥 대책 통할까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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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페스티벌 등 문화행사 개최
‘공간 재배치’ 시설 전면 리뉴얼도
전문가 통한 지속적 관리 필요성

경남 진주시 청년몰 ‘비단길청년몰’은 최근 맥주페스티벌 ‘호프 1884’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청년몰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진주시 제공 경남 진주시 청년몰 ‘비단길청년몰’은 최근 맥주페스티벌 ‘호프 1884’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청년몰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진주시 제공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국 곳곳에 조성된 청년몰이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일부 지자체들이 속속 청년몰 활성화 해법을 내놓고 있는데, 끊긴 손님들의 발길을 다시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경남 진주시에 따르면 10월 매주 토요일마다 진주중앙시장 비단길청년몰에서 맥주페스티벌 ‘호프 1884’를 운영하고 있다. 진주중앙시장이 개설된 연도인 ‘1884’의 의미를 담아 옛 포차거리가 재현됐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층에는 복고풍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또 다른 청년몰 ‘황금상점’이 있는 중앙지하도상가에서는 게임·e스포츠와 연계한 팝업스토어가 펼쳐진다. 보드게임 스토어와 체험형 스토어, 판매 스토어, 진주 진맥 홍보 등 총 11개의 팝업스토어가 순차적으로 운영된다.

진주시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청년몰에 활기가 넘치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전통시장과 청년몰을 찾을 수 있도록 원도심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 청년몰 ‘내꿈공간’ 모습. 올해 2월 점포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시설 전반을 리뉴얼했다. 거제시 제공 거제 청년몰 ‘내꿈공간’ 모습. 올해 2월 점포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시설 전반을 리뉴얼했다. 거제시 제공

청년몰이 있는 경남 다른 지자체들도 잇따라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거제시는 청년몰 ‘내꿈공간’ 리뉴얼을 끝내고 올해 2월 재개장했다. ‘내꿈공간’ 점포 수는 조성 당시엔 10곳으로, 점포 하나하나가 공간이 비좁아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거제시는 상인과 손님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점포 수를 6곳으로 줄이는 등 내실을 다졌다. 또한 플리마켓과 림보게임, 현장노래방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어 손님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이밖에 떨어지는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안내판 제작을 계획 중이다.

김해시 역시 청년몰 ‘동춘씨’ 전면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19년 12월 29일 개설된 동춘씨는 올해 연말 5년 계약이 모두 끝나는데, 이에 맞춰 새단장에 나선다. 노후화된 시설 전반은 물론, 조명을 새로 설치하고 간판도 트렌드에 맞춰 새로 제작한다. 특히 김해연구원에 활성화 대책 수립과 관련한 용역을 맡긴 상태로, 다음 달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현재 동춘씨는 기성품은 팔지 못하고 청년몰에서 만든 제품만 팔 수 있어 입점 제약이 큰 편이다. 시설 개선도 불가피하다. 청년몰을 없앨 생각은 없고 다시 살리려고 한다. 김해연구원에 현안 과제를 던졌고 11월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내년에는 새로운 모습의 청년몰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 청년몰 ‘동춘씨’ 모습. 올 하반기 전면 리뉴얼이 예정됐다. 김해시는 활성화 대책 수립을 위해 김해연구원에 용역을 준 상태다. 김해시 제공 김해 청년몰 ‘동춘씨’ 모습. 올 하반기 전면 리뉴얼이 예정됐다. 김해시는 활성화 대책 수립을 위해 김해연구원에 용역을 준 상태다. 김해시 제공

지자체들이 청년몰 활성화 대책에 목을 매는 건 최근 청년몰의 부침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0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국비가 투입돼 조성된 청년몰은 전국 43곳으로 점포 수는 741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인천 강화군 청년몰 ‘개벽 2333’ 등 8곳(점포 166개)이 완전히 폐쇄된 상태다.

남은 575개 점포 역시 2년 안에 30~40%가 폐업하는 등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다수 청년몰이 일반 점포에 비해 임대료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매출이 떨어지다 보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남에는 5개 청년몰 78개 점포가 운영 중인데 경남도 확인 결과 22곳(28%)가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들해진 청년몰 인기는 창업 역량 부족, 외식업 공급과잉, 지리적 문제 등 복합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임대료와 같은 단순 지원에서 벗어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컨설팅, 소상공업 전문가가 주도권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남의 한 청년몰 상인은 “청년몰 임대료가 싸다 보니 입점했는데 운영이 쉽지 않다. 점포가 전통시장이나 오래된 상권에 있어 손님 발길이 뜸하다. 뷰티 관련 청년몰은 예약을 받아서 운영하다 보니 평소에는 문도 안 연다. 폐업한 줄 아는 손님들도 많다. 식당들은 손님이 없어서 거의 배달로 판매한다. 지자체에서 문화 행사 등을 전략적으로 운영해서 청년몰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산 청년몰 ‘흥청망청’ 모습. 양산시는 홍보예산을 편성해 청년몰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양산 청년몰 ‘흥청망청’ 모습. 양산시는 홍보예산을 편성해 청년몰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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