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유턴기업에 4년간 6조 원 이상 금융지원…국내복귀 기업은 ‘고작 84개’
4년간 162개 기업에 총 6조 1710억원 규모 금융지원
실제 복귀기업은 절반 수준 그쳐…이마저 매년 감소세
정일영 의원 “제도 미비점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국내로 유턴(복귀)시키기 위해 정부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을 통해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붇지만, 해당 기업들의 복귀율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21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토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유턴기업 특별프로그램’으로 해외에 진출한 162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4년간 총 6조 1710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7546억 원, 2022년 1조 3115억 원, 2023년 2조 5085억 원, 204년 9월 기준 1조 5964억 원으로 매년 지원 규모가 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을 받은 기업 역시 2021년 29곳, 2022년 39곳, 2023년 49곳, 2024년 9월 기준 45곳 등 매년 증가세다.
문제는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은 늘고 있지만, 실제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4년간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을 받은 162개 기업 가운데 실제 국내로 유턴한 기업은 84개에 불과했다. 유턴 기업을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5개, 2022년 24개, 202년 22개, 2024년 9월 말 기준 13개로 매년 감소 추세다.
정부는 유턴기업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이전)을 위해 지난 5월 ‘유턴 지원전략 2.0’을 발표했다.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보조금 지원 규모를 기존 57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첨단전략기술 보유 기업에는 사업재편 과정에서의 심의절차를 일부 면제하며 △특화단지에 입주하는 유턴기업에는 보조금 지원 비율의 4%포인트(P) 가산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지난 1월 ‘국내복귀기업 지원 제도 가이드북’을 발표했는데, 수출입은행도 이에 맞춰 ‘유턴기업 특별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수출입은행이 유턴기업에 △시설투자금액의 90% 이내에서 대출을 지원하고 △금리우대 최대 30bp 혜택을 제공하며 △소요자금 80~100%를 운영자금으로 대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정 의원은 “작년에만 49개 기업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았고, 기업 1곳당 지원 규모가 평균 510억 원에 달하는데도 국내로 복귀한 기업의 수는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또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수출입은행이 기업 45곳을 대상으로 1조 6000억 원 수준의 금융지원을 해줬으나 유턴기업 수는 고작 13곳 정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턴 기업들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이 확실한 유인책이 될 수 있도록 수출입은행이 지원 정책의 미비점을 보다 면밀히 살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