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병영 체험 장애인, 해군에 감사의 편지
“해군교육사령관님, 그리고 해군 장병 아저씨, 또 소대장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회복지법인 든솔 꿈모아직업재활센터 발달청년장애인 김영락입니다…. 필승!! 꿈모아직업재활센터 김영락은 2박 3일 해군병영체험을 잘 마쳤음을 신고합니다. 필승!!”
지난 24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사무실에 새로운 경험에 대한 즐거움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참가자들의 편지가 답지하고 있다.
한 통이 아닌 며칠 째 수십 건이 배달되고 있다.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손편지와 컴퓨터 자판 글씨로 쓴 편지다.
이들은 지난 10~12일 (사)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회장 강충걸)가 주최하고 부산금정로타리클럽(회장 박진규)이 주관한 ‘제30주년 통일 염원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정신 계승 해군 병영 체험’에 참가한 장애인들이다.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3일간 제식 훈련, 군가 교육, 조함 실습, 소화 방수 훈련에 참여한 350여 명 중 일부가 해군 장병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사의 편지를 전한 것이다.
이지글리합창단 이도영 군은 “해군교육사령부 기초군사교육단에서 훈련 받으러 갔을 때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가 있어서 참 좋았고, 재미 있었습니다. 또 훈련을 받으러 가고 싶습니다”고 표현했다.
또 부산장애인직업재활시설 정수빈 씨는 “전투수영과 조함 체험을 해 좋았습니다. 3일간 저희를 훈련시켜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이지투게더 김두용 씨는 “합수합토제를 하면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배우고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또 우정의 무대에서 우리는 합창으로 공연한 소중한 추억을 남겼습니다”고 소감을 담았다.
대부분 편지에서 “감사하다고, 수고 많으시다고, 존경한다고, 멋있으시다고, 그리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저희를 안전하게 지켜주시고,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마음은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이들도 마찬가지.
꿈모아직업재활센터 최성재 시설장은 “해군병영 체험은 단순한 훈련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함께 엄격하고 통제된 군대에서 ‘할 수 있다’는 군인 정신을 배웠으며 앞으로 장애인들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많이 키웠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은 또 병영 체험에 해군 교관들의 배려에 해군 군복과 자신들의 교육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 함께 전했다.
강충걸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은 조만간 이들의 편지와 ‘이것 또한 감사하리라’는 족자를 해군교육사령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해군 병영 체험의 알찬 프로그램 운영으로 참가한 장애인과 보호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초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정성스럽게 손편지를 적어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그동안 매년 한라산, 백두산, 금강산, 설악산, 이순신 장군 유적지, 해군·해병대 등을 찾아 통일을 기원하는 ‘장애인 통일염원 대행진’ 행사를 해왔다. 특히 올해는 30주년을 맞아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체험 기회를 가졌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