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느끼며 가족·친구와 함께한 ‘마라토너 물결’ [2024 부산바다마라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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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이모저모

남녀노소 다양한 참가자들
화창한 가을 날씨에 환호성
웨딩 베일·유모차 군단 눈길
인증샷 위한 긴 대기줄 행렬

부산일보사 주최로 27일 오전 부산 광안대교 일대에서 ‘성우하이텍 2024 부산바다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광안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일보사 주최로 27일 오전 부산 광안대교 일대에서 ‘성우하이텍 2024 부산바다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광안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가을날 부산 광안대교가 8000여 명의 마라토너의 물결로 출렁였다. 27일 펼쳐진 ‘성우하이텍 2024 부산바다마라톤’은 가을 바다 정취와 건강한 마라톤의 열기가 더해져 즐거운 추억의 현장이 됐다. 마라토너들은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윤슬 반짝이는 바다를 끼고 광안대교와 광안리 해수욕장, 벡스코를 달려 나갔다.


■ 쏟아지는 가을 햇살에 탄성

27일 부산바다마라톤이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광장은 출발 2시간 전 오전 6시부터 참가자들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은 광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스트레칭하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며 몸을 달궜다. 몸풀기를 마친 참가자들이 출발 지점인 광안대교 상판으로 이동했다. “뜁시다!” 무리 속에서 출발을 알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환호성이 이어졌다. 모두 얼굴에 웃음이 만연했다.

이날 경남 고성의 하이초등학교 동창 24명과 함께 칠순 기념으로 대회에 나선 하이초등학교 39회 박재훈 동창회장은 “지난 70년 동안 다들 고생했다는 의미로 마라톤에 함께 참하게 됐다”며 “대회를 계기로 운동을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도 생기고 다들 설레해 잔치 분위기다”라며 들떠했다.

아침 안개가 걷히고 광안대교에 올라선 참가자들 위로 가을 햇살이 쏟아지자 탄성이 흘러나왔다. 마라토너들이 잠시 멈춰 광안대교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10km 레이스에 나선 박진국(39), 이호숙(39) 동갑내기 커플은 오는 12월 결혼식을 앞두고 분홍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채 마라톤을 즐겼다. 이 씨는 머리에 흰 웨딩 베일을 단 채였다. 이 씨는 “원래 웨딩드레스를 입고 완주를 계획했다가 웨딩 베일로 축소했다”라며 “1년 전에도 참가했었는데 올해는 결혼을 앞두고 남편과 같이 오게 돼 더욱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웃었다.


부산일보 주최 ‘2024 부산바다마라톤’ 대회가 27일 오전 부산 광안대교와 해운대, 광안리 일원에서 펼쳐졌다. 5km 부문의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유모차를 밀며 광안대교 위를 걷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일보 주최 ‘2024 부산바다마라톤’ 대회가 27일 오전 부산 광안대교와 해운대, 광안리 일원에서 펼쳐졌다. 5km 부문의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유모차를 밀며 광안대교 위를 걷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 유모차 군단부터 백발 마라토너까지

이번 대회에는 남녀노소 모든 연령대가 광안대교를 누볐다. 유모차를 끈 유모차 군단부터 백발의 마라토너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대회에 참여해 마라톤을 즐겼다. 올해 최고령 참가자인 남경원(78) 씨는 올해 6번째 부산바다마라톤에 참가했다. 남 씨는 “25년째 마라톤을 즐기고 있지만 부산의 중심인 광안대교를 가로지르며 뛸 수 있다는 건 언제나 설레고 특별한 일”이라며 “내년에는 건강을 위해서 가족들과 함께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느 성인 마라토너에 뒤지지 않고 속도를 내는 어린이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곽준서(10) 군은 “항상 차로만 다니던 광안대교를 직접 두 발로 뛰니 기분이 상쾌하고 묘하게 떨리는 느낌이다“라며 “다음번에도 무조건 다시 참여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외국인들도 바다를 끼고 달라는 부산바다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슨(35) 씨와 캐나다의 콜리(31) 씨는 이번 마라톤을 위해 대구에서 부산까지 찾았다. 콜리 씨는 ”친구에게 부산바다마라톤을 추천받고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다“며 ”광안대교를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은 건데 날씨도 전망도 아름다워서 계속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5km 레이스를 달리는 마라토너 행렬의 마지막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유모차 군단이 장식했다. 이날 유모차에 탑승한 채로 마라톤에 참여한 김누리(2) 양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광안대교 위에서 보는 바다 풍경에 연신 눈빛을 빛냈다. 김 양은 “아침 일찍 눈 뜨는 게 힘들었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나오니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신이 난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김민지(36) 씨도 “속도를 낼 욕심은 없고 아이와 함께 광안대교를 오를 생각으로 나왔다”며 “날씨가 화창해 피크닉에 온 기분으로 슬슬 걷고 있다”며 웃었다.


■ 완주를 축하해! 인증사진으로 추억 기록

부산바다마라톤 참가자들은 출발선과 레이스 코스 곳곳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대회를 마치고 벡스코 광장 한가운데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참가자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참가자들은 2024 부산바다마라톤 완주 인증 메달을 목에 건 채 서로의 완주를 축하하며 인증 사진을 남겼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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