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배 수익 미끼 800억 가로챈 50대 구속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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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로터리 빌딩에 사무실 열어
고수익 보장 투자 유도한 혐의
부산 등 전국 2만 5000명 피해

사업 투자를 미끼로 전국을 누비며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전국에 피해자가 2만 5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유도한 혐의(사기·유사수신 등)로 50대 남성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사업가 행세를 하던 A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연제구 연산동 연산로터리 빌딩 11층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투자자들을 모았다. A 씨는 투자받은 돈으로 서울 강남 빌딩과 제주도 땅을 매입한 뒤 수익을 회원에게 돌려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보장하고 출자금의 5배를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A 씨의 가짜 사업은 입소문이나 지인을 통해 퍼져나갔고, A 씨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사무실로 모아 사업 설명회를 열어 투자를 유도했다는 게 피해자들 증언이다.

A 씨는 “싱가포르 등에 6~7개 외국 지사를 설립했고 라오스에 금광을 개발 중이다. 금을 캐서 회원에게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피해자들을 꾀었다.

A 씨의 사기 행각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회원이 된 이들이 전국적으로 2만 5000여 명이고 투자금은 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A 씨가 지난 2월 업체 상호를 변경했다는 게 피해자들 주장이다. 이때는 선물업계 세계 일인자인 50조 재력가를 영입해 50 대 50으로 지분을 나눠 갖기로 MOU를 맺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속이기 시작했다.

A 씨는 피해자들을 평소 “아버지”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억 원 안팎의 피해를 본 80대 B 씨는 “돈을 받으러 가니 지금 한 명에게 돌려주면 나머지가 벌떼처럼 일어나는 상황이니 양해해 달라. 아버지께는 나중에 꼭 챙겨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A 씨가 구속된 상태로 연락이 닿지 않아,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60대 여성 C 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자신을 주부라고 얘기한 C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투자를 하게 됐고, A 씨 회사에서 일까지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함께 일하게 됐을 뿐 사기에 가담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 피해자들은 단체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현재도 탄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피해액과 피해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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