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북, 러 군사기술 원조받아도 우리가 대처 가능"
미국서 SCM 기자간담회
"북, 미 대선까지 전선 투입 없을 수도"
"북 ICBM 재진입 기술 거의 완성 가까워"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받더라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의 군사과학기술이 북한에 지원된다고 해서 위협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과대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전력을 지원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우리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우리가 쭉 평가한 것은 러시아가 생각보다 강하지 못하다는 것이고, 특히 재래식 전력을 보니 위협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지원이 진행될 것"이라며 "단계적이라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것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서 같이 보조를 맞춰 간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정부 대표단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서 정보 수집을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대표단이) 귀국하면 나토에서 파악했던 정보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수집한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정부 기본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파병으로 인한 확전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고 열려 있다고 설명하면서 "북한군이 언제 (실전에) 투입될지 모르지 않는가. 예를 들어 미국 대선까지 버티면서 대선 끝나고 상황을 봐서 투입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북한군 1만 명 이상이 러시아에 들어왔다는 것 때문에 나토를 중심으로 해서 유럽 지역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그래서 확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우리 군) 파병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면서 "파병 외에 모니터링단이나 전황분석단 등은 군 또는 정부가 앞으로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어떤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가능한 방안 중에 어떤 것들을 지원할 것인가(라는) 방안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지원하리라는 것을 공유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언제 하느냐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한국이 무기 제공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수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레드라인'에 대해서는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되느냐 안 되느냐로 정하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전황의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 역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봤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 분야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술핵, 원자력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등 4가지로 꼽힌다. 김 장관은 "ICBM부터 말하면 재진입 기술은 거의 완성에 가깝다고 본다"며 "위성도 쏘다가 실패했지만, 성공 직전까지 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차원에서 정보를 다 공유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감시정찰 능력을 북한이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덧붙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