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2km?” 아스콘 공장 설립 추진에 발칵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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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내 아파트 단지·초등학교·명소 등 위치
국민신문고 등 통해 민원…지역 정치권 가세
대기배출시설 신고서 제출…경남도 심의 진행

경남 사천시 축동면 일반산단에 들어서는 아스콘 공장 모습. 뒤쪽으로 진주 지역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김현우 기자 경남 사천시 축동면 일반산단에 들어서는 아스콘 공장 모습. 뒤쪽으로 진주 지역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김현우 기자

1급 발암물질 등 대기오염 물질을 뿜어내는 것으로 알려진 아스팔트콘크리트 제조공장(이하 아스콘 공장)이 경남 사천시 한 산단에 들어서는 가운데 인근 진주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경 2km 이내 거주민 대다수가 진주 지역에 밀집돼 있지만, 사천시 관할 구역이다 보니 뒤늦게 사실을 접했고 국민신문고와 정치권 등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6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사천 축동일반산단 내 아스콘 공장이 설립 중이며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무동과 야적장 포함 총 2752㎡ 규모로, 현재 대기배출시설 인허가만 남겨둔 상태다.

최근 진주시 정촌면 주민들이 경남도와 진주시,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공장 설립에 제동을 걸었다. 공장 운영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건강권 등이 침해될 것을 우려해서다.

환경부 대기 인허가 업무 가이드라인 및 동일 업종 타 아스콘사업장 오염물질 배출 항목에는 니켈과 크롬,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아스콘 공장은 사무동과 야적장 포함 총 2752㎡ 규모로, 현재 대기배출시설 인허가만 남겨둔 상태다. 김현우 기자 아스콘 공장은 사무동과 야적장 포함 총 2752㎡ 규모로, 현재 대기배출시설 인허가만 남겨둔 상태다. 김현우 기자

공장부지가 있는 사천시 축동면은 인구가 크게 많지 않지만, 반경 2km 내 진주시 정촌면에는 아파트 2000여 세대와 마을, 초등학교 2곳, 지역 명소인 강주연못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8년 4월 준공 예정인 300병상 규모 서부경남 공공병원도 1km 반경 안에 있다.

정촌면의 한 주민은 “전문가에게 물어봤는데 아스콘 공장은 발암물질과 무관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사천 지역에 설립되는 것이지만 실제 공장과 인접한 건 진주 지역이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공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아무리 옆 동네라지만 이곳 주민들의 건강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스콘 공장에 대한 반발은 지역 정치권 등으로 번지고 있다. 5일 오후에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 시도의원과 주민 간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정재욱 경남도의원은 “아스콘 공장 설립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 간담회를 통해 만난 정촌면민들의 우려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니켈, 크롬 등 특정대기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농후한 시설이 주민 생활권에 직접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경남도 차원에서 엄중하게 살펴보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욱 경남도의원과 강묘영 진주시의원은 5일 오후,아스콘 공장과 관련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재욱 경남도의원 제공 정재욱 경남도의원과 강묘영 진주시의원은 5일 오후,아스콘 공장과 관련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재욱 경남도의원 제공

사천시는 아스콘 공장 운영업체와 입주 계약 당시 특정 대기오염 물질이 불검출된 자료를 확인했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11월 1일에는 해당 공장과 관련한 대기배출시설 신고서를 경남도에 제출한 상태다.

반면 경남도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축동면 일반산단은 관리기본계획상 니켈, 크롬,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물질이 나오는 공장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인 데다, 다른 아스콘 공장 사례에 비춰보면 이들 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환경부 가이드라인 등에는 니켈, 크롬과 같은 오염물질이 나오는 것으로 명시돼 있지만 신고서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일단 사천시에 보완 요청을 한 상태다. 만약 해당 오염물질이 검출된다면 축동면 일반산단 관리기본계획상 해당 업체가 입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천시는 논란이 거세지자 조만간 아스콘 공장 대기오염물질의 무해성을 입증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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