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수사’ 사령탑 차장급 격상… 검사 11명으로 확충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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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 창원 첫 출근
선거 수사 베테랑 검사 대폭 보강
이 차장검사 ‘국정농단’ 수사 경력도
8일 명 씨 소환 ‘공천 대가’ 규명 전망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왼쪽) 검사가 6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 검사는 명태균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한다. 연합뉴스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왼쪽) 검사가 6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 검사는 명태균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한다. 연합뉴스

검찰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수사팀에 ‘특수통’으로 알려진 이지형 차장 등 검사 4명을 투입, 수사팀장을 차장급으로 격상시키는 등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실상 특별수사팀 형태로 꾸린 것은 ‘늦장 수사’ 등으로 비판받은 이 사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인사에 따라 창원지검 현안 수사를 전담할 검사로 파견된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과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 서울동부지검·부산지검 서부지청 검사 등 4명이 이날 창원지검에 첫 출근했다. 이에 따라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의 기존 검사 5명과 지난달 17일 파견된 검사 2명을 더해 수사팀 검사는 11명으로 확대됐다. 보강된 검사 모두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공안 전문 검사들로 알려진다.

이 사건 수사 지휘는 이 차장검사가 맡는다. 그는 이날 창원지검에 출근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도 확인할 계획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차장검사는 2006년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2017년 중앙지검 소속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박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사건 등을 맡았다.

검찰이 특별수사팀과 비슷한 규모로 수사팀을 확대한 건 이번 사건에 대한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창원지검은 부장 지휘 하에 명 씨 등 피의자별로 사건을 나눠 처리해 왔다. 하지만 차장이 사령탑을 맡고, 부장이 1명 추가 되면서 지휘 체계를 대폭 정비, 핵심 의혹을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혹의 골자는 사실상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자)에게 ‘맞춤형’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인 강혜경 씨가 25차례에 걸쳐 9000만 원 상당을 대가성으로 명 씨에게 건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명 씨 소환 일정도 잡았다. 명 씨는 오는 8일 창원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이 명 씨를 압수수색 했으나 주요 증거물이 담겼을 것으로 보이는 ‘황금폰’ 등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명 씨는 자신의 처남에게 휴대전화 등을 넘긴 뒤 새로 구매한 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남은 건네 받은 명 씨의 휴대전화를 폐기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윤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에서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음성이 공개됐다. 이번 음성 공개로 명 씨가 그간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 인멸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검찰은 명 씨 소환 조사를 통해 해당 통화 내용 의미와 공천 대가성 자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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