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은 기부’ 울산 종하이노베이션센터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977년 이종하 선생 체육관 기부
장남이 리모델링에 330억 쾌척
교육·창업 거점·체육 시설 개관

고 이종하 선생의 장남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이 대를 이어 울산에 기부한 종하이노베이션센터(사진)가 준공됐다.

울산시는 7일 오후 문화·창업·교육 복합공간인 종하이노베이션센터 준공식을 열었다. 종하이노베이션센터는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만 9905㎡ 규모로 2022년 3월 착공해 2년 8개월 만에 완공됐다. 총사업비 532억 원 중 이 회장이 330억 원을 기부했다. 센터는 코딩·소프트웨어 교육공간, 창업 거점 공간, 청년지원센터,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다목적 체육관 등을 갖췄다. 시는 내부 공사를 마친 뒤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주요 시설을 순차 개관한다.

종하이노베이션센터는 1977년 울산 최초의 실내체육관으로 기존 종하체육관을 허물고 새로 지은 건물이다. 종하체육관은 1977년 자산가였던 이종하 선생이 남구 신정동 토지 1만 2740㎡와 당시 돈으로 1억 3000만 원을 울산시에 기부해 건립한 시설이다. 1962년 공업지구로 지정된 울산은 급속한 인구 증가에도 도 단위 체육대회조차 열기 힘들 정도로 변변한 체육시설 하나 없었다.

종하체육관은 건립 후 40여 년간 지역 체육·문화시설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울산시가 시설 노후화로 재건축에 나섰으나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이 회장이 선친의 뜻을 따라 2020년 새 건물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가족과 함께 준공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감동한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며 “제가 보람 있는 일을 했다. 할 말이 없다. 감사하다”고 짧게 말했다. 이 회장의 장남인 KCC정보통신 이상현 부회장은 “저희 할아버지(고 이종하 선생)는 자린고비셨다. 평소 묵은쌀만 드시고 햅쌀은 흉년에 대비해 항상 비축해 두셨다. 그래도 돈을 쓰실 때 크게 쓰시는 분이셨다”며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종하체육관 기부를 결정하자 이를 아버지가 실현했고, 아버지가 종하이노베이션센터 기부를 결정한 뒤 제가 실현했다”고 말했다.

김두겸 시장은 “기부의 뜻을 잘 받들어 울산의 주역이 될 미래 세대가 즐기고 배우고 꿈을 펼칠 수 있는 문화·체육·교육·창업 복합공간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