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불장’ 한국은 ‘비실비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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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주의 주식시장도 영향
통상 우려 등 국내 반등 동력 제한

7일 국내 증시는 소폭 오른 채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 연합뉴스 7일 국내 증시는 소폭 오른 채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가 주식시장에도 번진 분위기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지만, 유럽 주요 증시를 비롯해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6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7% 상승한 4만 3729.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2.53% 오른 5929.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95% 뛴 1만 8983.47에 장을 마쳤다. 3개 지수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먹구름이 걷힌 영향이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기업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 시나리오(공화당 싹쓸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트럼프 수혜주가 오르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도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같은 날 유럽 주요 증시는 트럼프발 관세 인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로 인해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 지수 0.07%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DAX 30 지수 1.13% 등 모두 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닫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04% 오른 2564.63에 마감했다. 장 초반 하락 출발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미 대선 결과 이후 2거래일(2.45%) 연속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무역분쟁 우려와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영향으로 반등 동력이 제한된 모습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 악재인 ‘킹달러(달러 강세)’ 현상도 트럼프 재집권으로 장기화될 전망이다. 당초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이후 ‘숏컷(0.25%P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등의 공약이 시행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 고조로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연준은 한국 시간 기준 8일 새벽 4시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중국 무역분쟁 노출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유럽과 한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대체로 상승세”라며 “세계적 수급 정상화 과정에 이러한 불균형이 해소된다면 코스피에도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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