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당국 과잉 대응 규탄"… 경찰 대학생 연행 '후폭풍'
"대학 당국이 경찰 동원해 정치적 자유 억압했다"
"건물 정문 잠근 탓에 나갈 수 없었다"고 주장
대학 측 "외부 시민단체 50명 나타나 정문 잠궈"
부산 국립부경대학교 총장실 앞에서 장기간 농성하다 경찰에 연행된 대학생 단체(부산닷컴 11월 11일 자 보도)가 “대학 당국이 경찰 수백 명을 동원해 학생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이하 민변)는 13일 오전 11시 국립부경대 정문에서 “대학생들의 정당한 정치 참여를 경찰 병력으로 진압한 부경대학교 대학본부를 규탄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 소속 8명은 지난 7일부터 부경대학교 대학 본부 3층 총장실 앞에서 2박 3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교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서명 운동 제한에 대한 대학 측 입장과 총장 대리와의 면담 요청을 해 왔다. 농성을 이어가던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11시 20분께 퇴거불응죄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그러나 이들은 “오히려 대학 본부가 대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 관계자는 “지난 9일 오후 8시 30분 대학 본부를 자진해서 나가려고 하자 정문이 굳게 닫혔다”며 “대학 측이 후문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으나 정문만 열어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민변 부산지부 측도 “대학생들이 대학 본부를 나가려고 한 오후 8시 30분과 경찰이 이들을 연행한 오후 11시 30분 사이 3시간 동안 학생들은 대학 본부를 나가고 싶어 했다”며 “대학생 8명을 퇴거불응죄 현행범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경대 측은 당시 대학본부 건물 밖에 외부 시민단체 50명이 운집한 탓에 정문을 열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문이 열려 있는 동안 대학생이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고 시간을 끄는 동안 시민단체 회원 수십 명이 와서 정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국립부경대 관계자는 “대학생들은 후문으로 나가도록 계속 유도했다”며 “경찰 인력이 대학교로 온 것은 미리 신고되지 않은 시민단체 50여 명 때문이다”고 말했다.
모교에서 소동이 이어지자 이를 바라보는 부경대학교 재학생 입장은 제각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부경대 학생이라 밝힌 왕 모 씨는 “경찰 200명이 투입됐고 대학생들이 강제 연행됐다”며 “정치적 기본권은 상실됐다. 지금이 1980년대 군사 독재 시절이냐”고 대학 당국을 비판했다.
반면, 부경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최 모(21) 씨는 “부경대 재학생이 아닌 사람이 학교를 점거하는 등 불법 시위를 이어가는 것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부경대에 따르면, 지난 7일 총장실 앞을 점거한 8명 중 부경대 학생으로 파악된 이는 1명뿐이다. 이와 관련, 최 씨는 “어떤 정치적 성향도 없지만 부경대 학생도 아닌 분들이 학교에서 불법 시위를 이어가는 것이 학교 이미지를 실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