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감사원장·검사 탄핵안 국회 보고… 여 “무정부 상태”
내일께 본회의 표결 부쳐질 전망
감사원, 긴급 브리핑서 강력 비판
검찰도 평검사 입장문 발표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에 따른 것으로, 4일 본회의에서 이들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다. 전례 없는 무더기 탄핵 추진에 여야 신경전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4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최 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또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이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국회에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본회의 보고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동훈 대표는 “자기들(민주당) 살려고 대한민국 전체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장을 탄핵할 경우 그 직무를 대행할 사람은 과거 친민주 성향으로 국회에서도 굉장히 비판 받았던 조은석 감사위원”이라며 “이것은 민주당이 탄핵을 통해 감사원을 탈취하겠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탄핵 추진에 대해 “자기들을 수사하거나 자기들에 관한 비위를 조사했던 사람을 콕 찍어서 찍어내겠다고 탄핵하는 것, 이게 2024년 대한민국에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겨냥해 “일단 직무 정지부터 시키고 보자는 식으로 남발하는 민주당의 마구잡이식 탄핵소추는 무책임한 정치 폭력”이라며 “탄핵 제도를 어린아이 장난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정부와 함께 흔들리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감사원 최달영 사무총장은 이날 감사원 본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감사 결과의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무조건 정치 감사라고 비난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감사원은)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로 엄정히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으로 감사원 감사는 과거 3년에서 5년간 이뤄진 업무가 감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새 정부 초기에는 전 정부가 한 일이 감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 정부 일은 감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반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반발 입장을 표명한 이들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차·부장검사, 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등이다. 중앙지검 수석 평검사들은 200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 회의를 열고 입장문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