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尹 정치생명 불확실… 시위 확산되면 종말”
CSIS 긴급 보고서 발표
북한, 혼란 악용 확실시
“지지율이 10%대에 불과한 대통령에 대한 거리 시위 확산이 윤석열 대통령의 ‘종말’(demise)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3일(현지 시간) ‘윤, 한국에서 계엄령을 선포하다’(Yoon Declares Martial Law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긴급 보고서를 통해 기습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운명을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미국 대표 한국통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앤디 임·지세연 연구원은 계엄령 선포 된 동기에 대해 “지난주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삭감하고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탄핵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언급을 인용,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이 ‘입법 독재’를 하고 있고, 2022년 5월 취임 이후 22차례의 국무위원 등 탄핵 시도가 있었다”면서 “계엄령 선포는 정치 불안을 막기 위한 윤 대통령의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윤 대통령의 국내 생존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차 석좌 등은 또 “북한의 성명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은 윤 대통령에 대한 선전 목적으로 이번 혼란을 악용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는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될 것이며 모든 정치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국 내 상황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 역시 이날 CNN에 출연해 “우리는 북한이 이 상황을 악용할 기회로 볼 것인지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로는 처음 당선된 민주당 앤디 김 하원의원은 “이번 계엄령 선포 방식은 국민의 통치라는 근본적 기반을 약화하고 국민이 안보와 안정을 누려야 할 시기에 한국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증가시켰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계엄 해제를 결의한 것은 긴장 완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이며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에는 항상 도전이 발생한다”며 “그러나 이는 반드시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과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