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1위 관광명소 걸맞게 주차 공간 확충해야" 송승홍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장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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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활성화 용역 주민 대표 참여
빈집 활용한 아트빌리지 제안
관광 대상이자 삶의 공간인 마을
주민 정주환경 개선이 가장 중요

감천문화마을 송승홍 주민협의회장이 감내별마루체육센터 옥상의 어린왕자 조형물이 세워진 포토존에 서 있다. 감천문화마을 송승홍 주민협의회장이 감내별마루체육센터 옥상의 어린왕자 조형물이 세워진 포토존에 서 있다.

“부산 지역 1위 관광명소에 걸맞지 않게 감천문화마을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매일 관광버스가 70~90대 정도 들어오는데 교육역사관 앞 공간을 임시 주차장으로 쓸 정도입니다. 거주민 생활 편의와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옥천로 일대 대형주차장 증설이 필요합니다.”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송승홍 주민협의회장의 얘기다. 송 회장은 사하구청이 최근 사단법인 하다(대표 이은주)에 의뢰해 진행한 ‘감천문화마을 관광활성화 마스터플랜 수립연구 용역 사업’에 감천2동 주민자치위원회 변종계 위원장과 함께 주민 대표로 참여했다. 이번 용역의 목적은 감천문화마을의 재도약을 위해 주민 주도적 도시재생과 관광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송 회장은 교통 인프라 강화를 강조했다. “현재 사하구와 서구에서 운행하는 마을버스 3개 노선만 있습니다. 시내버스 1개 노선이 감천문화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부산시와 사하구가 협의 중이라고 합니다. 교육역사관에서 회차해 사하구 방향으로 다시 내려간다고 하는데, 서구 아미동까지 연결돼야 관광객과 주민의 편의가 증대됩니다.”

부산 사하구 감내2로(감천2동)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은 산복도로 피란 주거지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1950년대 태극도 마을 형성 초기 경사지에 계단식 주거 형태를 만들면서 변화돼 왔다. 도시재생 사례 모범지역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방송·영화·TV 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으면서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최근 발간된 ‘감천문화마을 관광활성화 마스터플랜 수립연구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감천문화마을 관광객 수는 2022년 기준 175만여 명으로 일일 평균 관광객 수는 4790여 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토연구원이 제시한 감천문화마을 1일 적정방문객 수는 2600명이어서 이 마을은 극심한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상황에 처해 있다.

송 회장은 “감천문화마을은 노령화된 영세민 거주 지역으로 관광 상품 자체가 생활체험형이어서 사생활 침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관광객 증가가 주민에게 직접적인 경제 혜택으로 돌아오는 효과가 작다”고 했다. 그는 “용역 최종보고서에도 나와 있듯이 관광진흥법에 따라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관광객 수를 관리하고 ‘환경보전기금’(가칭) 징수를 통해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행정기관과 주민이 합동으로 공청회를 열어 정확한 절차를 안내하고 주민의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천문화마을도 고령화와 주민 이주로 인한 폐공가가 늘어나고 있다. 빈집 활용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송 회장은 “관광 기반 조성을 위해 빈집을 활용한 아트빌리지 조성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술인들이 정주하는 아트빌리지 조성을 통해 지역 주민, 작가, 관광객의 공생을 끌어내고, 국내외 건축가와 예술가가 협업해 건축물 자체를 마을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감천문화마을은 관광자원 콘텐츠가 부족해 관광객 체류 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송 회장은 “옥녀봉 도시 농업공원 해제 예정 부지에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포함해 가족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면 관광객 체류 시간이 늘고 골목 상권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간에는 유아숲체험원 시설과 부지를 야간 관광명소로 활용해 ‘빛축제테마파크’로 만드는 방안도 있다. 감천 지형을 활용한 ‘옥상칸타타’ ‘연 축제-밤의 유영’ 등은 감천의 대표축제로 내세워도 손색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천문화마을의 관광활성화 전략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관광의 대상이자 삶의 공간인 주민 정주 환경 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1970년부터 감천1, 2동에서 살아왔다. ‘감천2동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을 6년간 맡은 바 있고, 지난 3월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장에 취임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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