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신중년 일자리 사업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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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사단법인 노인생활과학연구소 대표

우리 부산은 인구의 절반이 50세 이상 인구로 채워지고 있다. 국가나 도시의 인구 변화는 중요한 의미다. 인구 소멸을 염려하기보다는 도전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초고령 사회를 기대하고 싶다.

과거에는 노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복지에 국한된 정책이었다. 소득 보장이 일찍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노년을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60대로 편입되고 있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은 몇 차례 개정은 했지만,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을 고수하고 있다. 65세를 노인으로 정하는 연령 기준은 물론이거니와 복지서비스, 노인 보호, 노인복지 관련 기관에 국한된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인구 절반 이상이 노년으로 채워지고 있는 도시에서 노인을 복지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면 장래는 어둡다. 이들을 자본으로 키우고 동시에 신중년들이 부산에서 보람을 찾아 노년기까지 이어지는 풍성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도시를 구성하는 대다수가 50대 이상이라면 적어도 이에 맞는 도시환경, 산업구조 등에 대한 변화를 구체화해야 한다. 경제, 산업, 환경, 도시계획 등 노인복지 분야를 다루지 않는 부산시의 각 부서에서도 노인 시민이 많아지고 있음을 고민하고 빠른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부산광역시에서 지원하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 마음의 영양소 보급사업단을 지켜보면서 그 해답을 읽고 있다. 자신이 소유한 기술을 지역의 어르신을 위해 공헌하면서 그 기술은 더 성숙해졌다. 신중년의 자발적 열정은 어르신 돌봄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높였다. 시간을 채우기 위한 맹목적인 일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 이념과 열정,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일을 펼치는 이 사업의 본질이 신중년의 삶의 보람과 일치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삶 속에 채워지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교육과 훈련이 따라야 가능한 일이라 본다. 이러한 투자에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 본다.

은퇴 후 길어진 노년이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인생 후반기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젊은이가 빠져나가고 출생률이 떨어지는 데 대한 정책 수립도 중요하다. 노인의 행복 지수에 대한 정책도 무시돼선 안 된다. 그동안 은퇴 이후의 삶을 여행이나 귀농에 놓고 설계했다면, 이제는 그 관심을 내가 사는 지역사회로 돌릴 수 있도록 부산시 정책이 다양해져야 한다. 창의적이고 개혁적인 정책이 이어져 노년의 보람과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다시 태어나도 부산’을 외치는 시민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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