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더 심해질라 [비상계엄 사태]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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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외 신인도 큰 타격 우려
경제 당국 “유동성 무제한 공급”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우리나라 정국이 일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한국 경제 대외 신인도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와는 별 상관없고 시간이 지나면 시장도 안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투자할 만한 곳인가’라는 의문을 가질만한 일이다. 특히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정치적인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큰 부담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4일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신들은 계엄 선포 소식을 앞다퉈 긴급 뉴스로 타전하며 국회 앞에서 날 서게 대치하는 모습과 군인들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를 진입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모두 글로벌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다.

삼성과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그룹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LG는 이날 새벽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비상계엄 관련 여의도 상황이 좋지 않아 트윈(사옥) 동관, 서관 모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고 공지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약해진 펀더멘털에 정치 불확실성이 더해져 원화 자산의 매력도를 반감시키고 있다”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앞으로 법리 논란 등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식·펀드 고객들의 자금 이탈 우려가 상존하며 증시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는 실질적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언론 세미나에서 S&P는 “비상계엄의 잠재적 여파는 밋밋(flat)할 것 같다”며 “어떤 형태든 불확실성은 좋은 일이 아니지만 차차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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