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위 ‘창원 파프리카’ 필리핀 입맛 사로잡았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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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감소세에 새 판로 개척
올해 첫 수출, 내년부터 매주 3t씩
농가 “품질 엄격 관리해 수출 확대”

경남 창원시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파프리카.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파프리카. 창원시 제공

수출 효자 품목인 경남 창원산 파프리카가 판로를 개척해 필리핀까지 진출했다.

5일 창원시에 따르면 지역 내 32개 농가가 29ha 면적에서 파프리카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생산량은 3999t이다. 생산량만 놓고 보면 전국에서 5위, 도내에서 4위지만 수출량은 전국 1위다. 특히 창원산 파프리카는 매해 80%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자국의 파프리카 생산량이 늘고 있는 데다 내수 경기 위축으로 소비는 되레 줄어들면서 파프리카 수입량이 감소하고 있다. 창원산 파프리카 일본 수출량은 2021년 3619t(164억 2042만 원)을 보이다가 지난해 3276t(147억 9320만 원)으로 떨어졌다. 3년 새 343t, 약 10% 낮아지면서 덩달아 수출액도 16억 2300여만 원 줄었다.

경남 창원시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 파프리카 선별장.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 파프리카 선별장. 창원시 제공

한국에서 일본으로 파프리카 수출이 많은 이유는 접근성·상품성 덕분이다. 경쟁국인 네덜란드·뉴질랜드 등보다 가격은 낮지만, 품질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깝기에 신선도 측면에서 타국을 앞서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7일 이내 판매되는 파프리카가 신선하다고 본다.

반대로 동남아 국가로 수출 시 배편을 이용해야 하기에 신선도 유지가 어려워 그간 파프리카 수출을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필리핀과 접촉해 검역 협상 완화, 창원산 파프리카 항공편 수출길이 열리게 됐다. 배편으로 이동 시 엿새나 걸리던 시간이 항공을 이용하면서 단 하루 만에 필리핀에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남 창원시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의 파프리카 재배 모습.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의 파프리카 재배 모습. 창원시 제공

시는 이달 초 1차 물량으로 파프리카 600kg을 필리핀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단가는 5kg당 2만 4000원으로 책정됐다. 일본보다는 단가가 저렴한 편이지만 현재 일본 중심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는 데에 의미가 크다고 시는 설명한다. 내년 1월부터는 매주 3t씩 필리핀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번 필리핀 수출은 전국에서 두 번째, 도내에서는 첫 번째 성과다.

파프리카 생산 농가에서도 수출 다변화를 반긴다. 일본 내 파프리카 시장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마산의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 김삼수 대표는 “일본 현지 불경기로 인해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핀 수출길이 열려 기쁘게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인정받듯 최상의 품질과 엄격한 관리로 필리핀 수출 확대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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