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 부산 집회 참석자 1만 명 ‘최대’…국힘 의원 퇴장 대해선 “상식 무너져”
집회 주최 측 추산 1만 명 시민 모여, 최대 규모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게 맞지 않느냐”
“같은 당 소속이라고 대통령을 감쌀 게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죠.”
7일 오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군사반란 계엄 폭거 내란범죄자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이하 집회)’를 찾은 강다원(39·연제구) 씨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국회를 퇴장, 사실상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날 민주주의 현장을 알려주고자 두 아이를 데리고 집회에 온 강 씨는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측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른 시민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탄핵소추안이 사실상 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형과 함께 집회를 찾은 남성근(60·부산진구) 씨는 “탄핵소추안 부결은 말도 안된다. 통합진보당 사례처럼 국민의힘도 없애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대통령 직을 유지하면서 언제든지 2차 계엄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제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전국이 정권 퇴진의 소용돌이에 갇혀 있는 와중에 탄핵 부결이 유력하다는 소식에 부산 시민들은 분노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최대 규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상식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 15분께 기준 집회 참가자 수는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6일 열린 3500명 숫자의 2배를 훨씬 넘은 수준이다. 평일에 참석하지 못한 직장인 등이 주말에 열리는 첫 집회에 대거 참석하면서 참석자 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무대 앞으로 쭉 뻗은 200m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시민이 가득했다. 옆으로 난 골목에도 시민들이 가득 차면서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한때 서면 일대가 북적였다. 경찰들은 인간띠를 두르는 등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심 모(56·수영) 씨는 “집회 시간에 딱 맞춰 서면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며 “그만큼 국민이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산 기온이 5~6도로 떨어지면서 날씨가 추워졌지만, 자리를 떠나는 시민은 없었다. 시민들이 서로 핫팩을 나눠주나 바닥깔개로 추위를 피했다.
집회에 온 연령대와 모습도 각양각색이었다. 10대 참가자는 등에 ‘민주주의는 전진, 윤석열은 퇴진’이라 적힌 종이를 매달고 집회에 참가했다. 20대 참가자는 ‘윤석열 퇴진’, ‘윤석열 탄핵, 체포’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등 집회 참가를 기념했다. 아이돌 응원에 자주 사용되는 형광봉을 들고 온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집회에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등 대중가요가 흘러나오자 시민들이 형광봉과 조명을 킨 휴대전화를 흔드는 등 평화적 집회를 이어나갔다.
집회 중 탄핵소추안 부결이 확정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에서는 “장난하냐”는 탄식이 쏟아졌다. 실시간으로 유튜브를 보던 시민은 국민의힘 의원이 퇴장하는 모습에 욕설을 뱉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집회 관계자가 “내란범죄자와 한배를 탄 것은 자살 행위”라 외치자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