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벼멸구 폭증, 경남 첫 재난지원금 ‘19억’
고온다습 날씨 이어져 벼멸구 급증
1981개 농가, 1551ha 농지 대상
경남에서 처음으로 벼멸구 피해와 관련한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 이상기후로 유독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 벼멸구가 폭증하자 정부가 이를 재난으로 인정해 일부 피해 농가를 위한 예산을 마련했다.
8일 경남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 7~9월 발생한 경남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보고 지원금 18억 8200만 원을 편성했다. 올해 경남 벼멸구 피해는 전체 벼 재배면적 6만 2479ha 중 4190ha로 6.7%로 나타났다. 그간 병충해 방제비 등을 농가에 지원을 해왔으나 피해 이후 복구 지원비, 재난지원금이 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가는 피해 규모에 따라 농약대·대파대·생계비·농업정책자금 상환연기와 이자감면을 지원받는다. 농가경영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금리 1.8%의 재해대책경영자금 융자 등도 받을 수 있다. 피해 면적(ha)당 △농약대는 79만 원 △대파대 352만 원 △생계지원 2인 118만 원·4인 180만 원 등이다.
다만 피해 규모가 최소 3700㎡ 이상인 농가가 대상으로, 실제 지원금은 총 1981개 농가의 1551ha 농지를 대상으로만 지급될 예정이다. 지역별로 하동군(504.9ha), 산청군(206ha), 합천군(200.5ha) 등 순으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벼멸구는 벼의 줄기에서 즙액을 먹는 병해충으로, 발생 시 벼가 잘 자라지 못하고 심하면 말라 죽게 된다. 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벼멸구 수는 급증한다. 올해는 벼멸구 생육기인 7~9월 평균기온이 26.7도를 보이며 평년(23.9도)보다 2.8도 높았던 데다 같은 기간 집중호우까지 겹쳤다.
특히 9월 19~21일 3일간 내린 비만 창원시 530mm, 김해시 428mm, 고성군 418mm 등을 기록했다. 이로 농작물 침수, 농경지 유실 등 도내 2405농가의 954.8ha가 호우피해를 입었으며, 창원시·김해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인수 농정국장은 “최근 농자재 가격 상승 등 농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집중호우와 벼멸구 피해까지 발생해 농가의 부담이 컸다“면서 ”이번 재해복구비 지급을 통해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