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폭풍에 우주항공청 신청사 입지 선정 차질?
이달 입지선정위 회의 거쳐 최종 선정 예정
비상계엄 여파…입지 선정 차질 우려 목소리
“정무적 아닌 실무적 문제…계엄 여파 없어”
경남 사천시에 있는 우주항공청 신청사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가 신청사 입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우주항공청·사천시 등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9월 국토연구원에 신청사 건립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신청사 부지로는 현재 사천시 용현면 용현택지개발지구, 용현면 사이언스파크 부지, 사천읍 선인공공주택지구 등 10여 곳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애초 계획은 이달 중 우주항공청입지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이어 내년 2월에는 과기부 등에 청사 수급·관리계획안을 제출하며, 2026년 12월까지 실시설계에 나선다. 2027년부터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30년 하반기에는 신청사에서 업무를 보는 것으로 정해졌다.
핵심은 신청사 구축 첫 관문인 입지 선정이다. 우주항공청 신청사가 정해져야 주변으로 연구·유관기관을 유치할 수 있고, 사천시가 추진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에도 탄력이 생긴다. 무엇보다 신청사 입지가 확정돼야 정치권 불확실성과 여러 가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다.
일단 도시계획전문가, 건축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는 최근 유력 후보지를 둘러보는 등 현장 확인을 마쳤다. 우주항공청은 6일 입지선정위원회 심의를 개최해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자료 보충, 사천시 입장 청취 등을 이유로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우주항공청은 조만간 입지선정위원회 심의 날짜를 정해 후보지를 선정할 방침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여파로 신청사 입지 선정이나 향후 공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용현면의 한 주민은 “신청사 입지가 어디가 되든 간에 최대한 빨리 정해져야 한다. 애초에는 예정대로 올해 안에 최종 입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고 지역민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입지가 선정되지 않으면 향후 계획들이 모두 미뤄진다. 그만큼 우주항공산업 발전도 더딜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우주항공청은 신청사 부지 선정은 대통령실을 거쳐 입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데다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도 아니어서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우주항공청은 향후 심의를 거쳐 입지를 선정하면 내년 2월께 행정안전부에 신청사 면적 등이 담긴 청사 수급·관리계획을 제출하는 등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신청사 입지 선정은 실무적 문제이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라서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은 받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며 “정치적 이슈가 아닌 만큼 예정된 절차를 밟아 정상적으로 신청사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하게 신청사 입지를 정해서 자리를 잡겠다는 목표는 변함없다. 지역 입장에서도 입지가 빨리 확정되는 게 좋기 때문에 신속히 매듭을 지어 신청사를 건립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5월 27일 개청한 우주항공청은 현재 사천시 사남면 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을 리모델링해 임시청사로 활용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