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삼별초 대몽항쟁지 베일 벗나? 가치 조명 ‘본격화’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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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굴조사 통해 삼별초 근거지 파악
5일 국제 세미나 열고 가치·활용 논의
내년 추가 발굴 예정…기념물 지정도

경남 남해군 서면 소재 ‘대장군지’ 모습. 시·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 유존혁 대장군이 이끈 삼별초의 대몽항쟁 근거지임을 파악할 수 있는 유구가 다수 확인됐다. 남해군 제공 경남 남해군 서면 소재 ‘대장군지’ 모습. 시·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 유존혁 대장군이 이끈 삼별초의 대몽항쟁 근거지임을 파악할 수 있는 유구가 다수 확인됐다. 남해군 제공

13세기 대몽항쟁의 핵심 세력 ‘삼별초’의 근거지가 경남 남해군에도 있었다는 근거가 속속 확인되는 가운데 남해 유적의 성격과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남해군에 따르면 5일 서면종합복지회관에서 ‘남해 삼별초 유적 대장군지’를 주제로 국제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삼별초 근거지로 알려진 서면 서호리 소재 ‘대장군지’의 역사적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면 소재 ‘대장군지’는 고려시대 유존혁 대장군이 이끈 삼별초의 대몽항쟁 근거지로 거론되고 있다. 남해군은 대장군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4월께 (재)삼한문화재연구원에 발굴·시굴 조사를 의뢰했으며, 그 결과 중앙계단과 5단의 축대와 대지로 구성된 유구가 발견됐다. 또한, 건물지, 계단, 배수구, 담장 등의 시설물이 확인됐으며, 고려시대 청자와 문양 기와 등이 다수 출토됐다.

13세기 전후 만들어진 청자·막새기와·전돌 등의 유물이 발굴된 것을 감안하면, 규모가 크고 중요한 고려시대 건축물이 5단의 대지를 중심으로 축조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발굴단은 해당 유적이 대몽항쟁기 유존혁 장군의 저항 활동 중심지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남해군은 5일 서면종합복지회관에서 ‘남해 삼별초 유적 대장군지’를 주제로 국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군은 내년에는 건물지에 대한 추가 발굴과 함께 대장군지 경남도 기념물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남해군 제공 남해군은 5일 서면종합복지회관에서 ‘남해 삼별초 유적 대장군지’를 주제로 국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군은 내년에는 건물지에 대한 추가 발굴과 함께 대장군지 경남도 기념물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남해군 제공

윤용혁 국립공주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번 국제 학술 세미나 기조 강연에서 “13세기는 그야말로 몽골의 시대였고, 그 속에서 삼별초는 13세기 동아시아의 글로벌 키워드로 작동했다. 남해에서 고려시대와 13세기의 세계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강화도-제주도-진도에 남해군을 더하고 완도군이 참여한다면 독특한 해양 도서 네트워크가 가능해질 것이며, 삼별초를 매개로 한 한국의 대표적 도서군으로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조 강연에 이어 주제 발표에서도 대장군지의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이어졌다.

황철주 삼한문화유산연구원은 ‘발굴(시굴) 조사를 통해 본 남해 대장군지’, 김세종 국립목포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사 사례로 본 용장성의 성격’, 이시이 료타 교수는 ‘삼별초 기와를 통해 본 한반도와 류큐열도의 관계’,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남해 삼별초와 대장군지의 가치와 활용 방안’을 주제로 각각 주제 발표를 했다.

황철주 삼한문화유산연구원은 서면 서호리 일원에 삼별초 대몽항쟁 근거지가 들어선 배경에 대해 “외부로부터 은폐돼 있지만, 산과 산 사이의 틈새로 해양 쪽을 감시할 수 있는 은밀성을 갖추고 있다”며 “또한 유존혁이 남해도를 근거지로 삼은 까닭은 전략적으로 서쪽에 치우친 진도를 대신할 경상도 연안의 지역 거점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정인성 영남대학교 교수, 박종익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 심광주 한국성곽연구소, 김수환 경상남도 문화유산전문위원이 참여하는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장충남 군수는 “진도, 제주도와 더불어 삼별초의 대몽항쟁 근거지 유적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호국 성지의 남해’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남해군은 내년에는 건물지에 대한 추가 발굴과 함께 대장군지 경남도 기념물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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